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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4. 29. 00:13 연구소 소식



옥바라지골목은 살아 있다

 

    서대문형무소 맞은편에 위치한 옥바라지골목에서는 지금도 철거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행정 측에서 무악 제2구역이라고 부르며 그 존재 자체도 부인하려고 했던 옥바라지골목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음을, 여전히 살아 있음을 이 자리에서 먼저 선언한다.


    철거공사가 진행되는 바로 옆에서 30여명이나 되는 주민들은 오늘도 일상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매일매일 포크레인이 건물을 부수는 소리를 들으며 그 물리적 폭력이 언제 자신들의 생활을 파괴할지 모른다는 공포와 싸우면서 말이다. 우선 서울시는 주민들과의 협의가 끝나지도 않은 상태로 진행되고 있는 이 철거가 틀림없는 강제철거이며 주민들의 인권을 짓밟는 폭력임을 인정해야 한다. 펜스로 가려진 옥바라지골목 속에 남은 몇몇 집들에서 주민들은 외부에서 격리된 채 직접적인 폭력에 노출되는 감옥살이 아닌 감옥살이를 하고 있는 것이며, 그 감옥을 조성하는 데 서울시와 종로구청의 역할은 절대적으로 컸다.


그러나 이미 많은 주민들이 떠난, 대부분 건물들이 파괴된 옥바라지골목에서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폭력에 맞서 끝까지 살려는 주민들의 모습은, 옥바라지골목과 함께 한 자신의 삶을 지켜내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삶의 터전을 자산 가치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구성하는 소중한 부분으로 여기는 주민들의 감성이야말로 서울시나 종로구가 늘 강조하는 역사, 전통, 문화와 같은 가치를 살리는 바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서울시도 종로구도 이런 주민들이 내는 목소리를 묵살하고 역사를 파괴하는 것을 방조했다.


    현재도 서울시와 종로구는 이미 관리처분 인가가 났기 때문에 철거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일찍부터 옥바라지골목의 역사적 가치를 거론하면서 재개발을 막아 달라고 하는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서울시와 옥바라지여관골목이라는 안내판까지 설치했던 종로구의 책임은 어떻게 되는가. 처음에는 그곳이 옥바라지골목이라는 증거를 대라고 하던 서울시도 이제는 옥바라지골목임을 인정하고 흔적 남기기를 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주민들의 삶을 모두 파괴시킨 뒤에 남겨지는 옥바라지골목은 한낮 박제일 뿐이다.


    옥바라지란, 어떤 이들을 이 사회에서 격리해 고립시키려는 감옥의 논리에 맞서, 투옥된 이의 일상적 삶을 지속하게 함으로써 감옥에 저항할 수 있게 만드는 행위다. 옥바라지골목에서는 수많은 이들이 독립을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또는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싸우다 투옥당한 사람들의 옥바라지를 하다 갔으며 주민들 또한 그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옥바라지골목은 이와 같은 삶을 지키기 위한 연대의 역사가 깃든 그런 곳이다. ‘재개발 구역이라는 이름의 감옥을 만들어 주민들의 삶을 파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서울시가 옥바라지골목을 운운하려면, 우선 자신들의 잘못을 분명히 인정하고, 그 반성을 바탕으로 아직 남아 있는 주민들의 목소리에 성실하게 귀를 기울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옥바라지골목을 지킨다는 것은 사소하지만 소중한 일상적인 삶을 지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옥바라지골목의 정신을 계승하여 결코 주민들을 고립시키지 않을 것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싸움은 감옥과 옥바라지의 대결이다. 우리는 결코 화려하지는 않더라도 끈질긴 저항을 계속할 것이다. 이 저항이 계속되는 한 옥바라지골목은 살아 있다.


첫째. 서울시와 종로구는 강제퇴거, 강제철거 없는 재개발 약속 이행하라

 

첫째. 롯데건설과 조합은 돈보다 사람을 존중하라. 용역깡패 철수하고 협의 도출하는 동안 철거행위를 중단하라

 

첫째. 서울시는 잘못과 책임을 인정하고 박제가 아닌 진정한 옥바라지 골목 보존방안을 세워라

 

2016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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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역사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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