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말선초연속성의 관점에서 본 왕조교체

세계인식과 국제관계

 

2017년 겨울호의 특집은 지난 호에 이어서 여말선초 시기의 변화와 연속성을 주제로 하고 있다이번호에서는 당시 동아시아 국제정세의 흐름 속에서 몽골(), 명과의 외교관계를 지속하는 가운데고려와 조선이 어떻게 왕조의 위상을 설정하고 통치의 기반을 수립했는지 살펴보면서 조선 건국을 전후한 시기의 연속성과 단절성을 분석하고자 했다이러한 시도는 조선의 건국을 새로운 사회와 체제의 탄생으로 바라보는 기존의 연구와 다른 시각을 제시하는 것으로서향후 학계의 생산적인 논쟁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5세기 천하질서하에서 고려와 조선의 국가 정체성」(최종석)은 원 복속기를 기점으로 고려와 조선의 자기정체성 인식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살펴보았다원 복속 이전의 고려는 중국 왕조와 대외 방면에 한해 군신 의례를 매개로 결합하였을 뿐국내적으로는 독자성이 뚜렷했다그러다 원 복속기를 분수령으로 하여 국가(국왕)의 자기정체성 설정 방식이 혁명적으로 변화하였다원 복속 하에서 고려는 국내적으로도 신하+군주’ 위상과 제후국 체제를 받아들였다자신이 보통의 오랑캐와 달리 중화 문명(문화)을 추구·구현하였고 원의 천자를 정점으로 한 천하 질서 내에서 제후()라는 본분을 다하고 있다는 식으로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정당화하였다이는 고려 말기와 조선 초기를 경과하면서 더욱 내향적·자기 신념적 면모를 강화해 나갔다.

「성지(聖旨)를 통해 본 여말선초의 정치·외교환경」(이명미)은 황제의 말씀즉 성지(聖旨)가 고려 혹은 조선의 정치에서 작용하는 양상을 통해 고려 말 조선 초의 정치·외교 환경이 갖는 연속적인 측면을 살펴본 것이다중국 황제가 고려의 내정 문제를 언급하고그 성지가 고려 정치에서 실제로 작용한 것은 원 복속기에 처음 발생한 현상이다이 현상은 명과의 관계에서는 변화를 보여명 황제권은 고려 혹은 조선의 내정 문제에 직접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다그러나 고려 말 조선 건국 세력은 스스로의 필요에 따라 명 황제권을 소환했고명 홍무제의 성지는 해석의 과정을 거쳐 폐가입진(廢假立眞)’이라는 조선 건국의 명분을 제공했다.

「몽골제국의 붕괴와 고려-명의 유산 상속분쟁」(정동훈)은 고려가 명나라와 공존하던 25년 동안 어떤 식으로 관계를 설정하였는지 검토하고 있다몽골제국은 이전 시기의 송·금에 비해 중국의 크기를 키우고 위상을 높여놓았고명은 이를 고스란히 계승하고자 하였다고려는 의례적 차원에서 과거 몽골제국에 보였던 공순한 자세는 그대로 취했지만영토나 인구 등 실질적 사안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자신의 이권을 챙기고자 하였다. 1388명의 철령위 개설과 이에 반발한 고려의 요동 공격 시도는 그 갈등이 폭발한 장면이었다결국 양국은 의례적 차원에서는 양자의 상하관계를 엄격히 밝히고실질적 차원에서는 관할 영역과 인구를 분명히 가르는 방식으로 유산 상속 분쟁을 마무리지었다이렇게 마련된 양국 관계의 기본 틀은 이후 조선-명 관계에서도 대체로 준수되었다.

「고려·조선의 국제관계에서 역서가 가지는 의미와 그 변화」(서은혜)는 역서의 반사 양태를 통해 원-명과 고려-조선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했다조선의 역서 편찬에서 보이는 가장 큰 특징은 조선이 천자국의 시간질서를 따라야 한다는 관념하에 중국에서 반사한 역서와 완전히 동일한 역서를 편찬하고자 했다는 점이다그 전제는 중국으로부터의 정기적인 역서 반사 시행이었다정기적인 역서 반사는 몽골 복속기에 처음으로 시행되었다여말선초 시기에 명은 고려국왕을 책봉하고 정기적으로 역서를 반사하고자 했으나 양국관계의 악화로 인해 현실화되지 못했다영락제 즉위 후 매년 역서를 반사해주는 것을 제도로 삼았다이에 조선은 천자국의 시간질서를 따라야 한다는 관념을 역서 편찬에서 실천할 수 있게 되었다.

 

 

근대 신화와 우상의 탄생

거북선이 잠수함이 된 까닭은?

 

근대 우상과 신화의 탄생을 주제로 하는 기획연재는 이번호를 시작으로 앞으로 매호 1~2편씩 연재를 이어갈 예정이다이번호 거북선-잠수함론을 시작으로 허황한 소문이 역사적 사실로 둔갑하는 과정을 추적하면서 우상과 신화 탄생의 배경과 그 실체그리고 그 뒤에 감춰진 한국 근대의 속살을 살펴보고자 한다.

기억의 독점은 과장과 왜곡을 낳는다특히 민족’ 이야기라는 거대서사를 창출하는 과정에서이를 주도하는 권력과 지식인들은 민족’ 혹은 국가의식의 창출을 위해 구미에 맞도록역사를 활용한다거북선이 잠수함이라는 신화는 3·1운동 직후 한국의 민족주의가 한국인들의 문화적 역량을 입증해 보이려는 과정에서 창출되었다최초의 시작은 철갑선이라고 해야 할 것을 철갑잠항정이라고 몇 글자 더해 번역한 것에 불과했다그러나 매체와 매체를 건너 전하면서오역은 확신에 찬 민족주의적 감성과 결합했다학술적 검증은 물론이고 상식적인 의문조차 거치지 않은 채거북선-잠수함론은 의심할 수 없는 역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이제 잠수함 거북선의 역사가 생생하게 날조되었다자연스럽게 이순신은 위대한 과학 영웅으로 재조명되었고발명 천재 이순신의 일화들이 스스럼없이 만들어졌다거북선-잠수함의 신화는 해방 이후에도 바로 사라지지 않고 반세기 이상 한국인들의 민족주의적 감성을 자극하며 떠돌아 다녔다이는 민족주의적 역사가 어떻게 가공되고 대중의 감성을 자극하며 확산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차례 

 

책머리에 항산항심(恒産恒心) / 박태균

특집조선 건국 다시보기연속성의 관점에서 본 왕조 교체 ② 세계인식과 국제관계

13~15세기 천하질서하에서 고려와 조선의 국가 정체성 최종석

성지(聖旨)를 통해 본 여말선초의 정치·외교 환경 이명미

몽골제국의 붕괴와 고려-명의 유산 상속분쟁 정동훈

고려·조선의 국제관계에서 역서가 가지는 의미와 그 변화 서은혜

시론 사드(THAAD)와 한국 보수주의의 중국인식 김희교

대담 한국전쟁과 동아시아 냉전 체제 션즈화·정근식

특별기고 10년 전의 기억새로움을 위한 제언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의 5·18 조사 활동과 평가 노영기

기획연재근대 우상과 신화의 탄생 

발명왕 이순신과 잠수함이 된 거북선민족주의 신화의 형성과 확산 이기훈

반론 왜 백성의 고통에 눈을 감는가광해군 시대를 둘러싼 사실과 프레임 오항녕

역비논단 군함도산업유산과 지옥관광 사이에서 한정선

박정희 시대 빙과열전(氷菓熱戰) / 이은희

인조의 대중국 외교에 대한 비판적 고찰 조일수

스탈린 외교를 바라보는 한 시각, 1927~1953 / 노경덕

서평 군인 박정희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 박태균

―『Park Chung Hee and Modern Korea: The Roots of Militarism, 1866~1945』(Carter J. Eckert, Harvard University Press, 2016)

일제하 개신교와 독일 가톨릭 선교 이용일

―『Koloniale Zivilgemeinschaft. Alltag und Lebensweise der Christen in Korea(1894-1954)』(You Jae Lee, Frankfurt a.M.: Campus Verlag, 2017)

반지성주의와 지식인의 한계 박진빈

―『미국의 반지성주의』(리처드 호프스태터 지음유강은 옮김교유서가, 2017)

역사교육에서 시민교육의 길 찾기 김한종

―『역사는 왜 가르쳐야 하는가민주시민을 키우는 새로운 역사교육(키쓰 바튼·린다 렙스틱 지음김진아 옮김역사비평사, 2017)

posted by 역사문제연구소

책머리에

2017년 10월 20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 관한 최종 권고안을 의결해 발표했다. 건설 재개를 최종 선택한 비율이 59.5%, 건설 중단은 40.5%였다. 공론화위원회는 정부에 핵발전소 건설 재개를 권고했고, 정부는 곧 건설 재개를 선언했다. 공론화위원회의 결정은 다양한 입장에서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핵발전소 건설 재개라는 결과만 가지고 ‘승리’ 혹은 ‘패배’로 단정할 수도 있겠고, 결과가 도출되는 과정에서 모색된 ‘집단지성’ 혹은 ‘숙의민주주의’에 주목할 수도 있겠고, 과연 이 문제가 ‘공론화’의 대상인지에 대해 ‘엘리트주의’는 물론 그 대척점에 있는 ‘피해주민의 당사자성’에 기반 해 문제제기를 할 수도 있겠고, 환경 문제의 해결을 ‘규범화’ 했다는 차원에서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공론화위원회 활동 과정에서 핵발전소 건설 재개에 대한 찬성과 반대 비율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도 관심의 대상 중 하나다. 9월 13일 시민참여단 500명이 구성되었을 때 건설 재개에 대한 의견은 찬성 36.6%, 반대 27.6%, 판단유보 35.8%였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대로 10월 20일 최종 권고안 발표 때의 비율은 찬성 59.5%, 반대 40.5%였다. 산술적으로만 보았을 때 약 1달 사이에 판단유보 35.8% 중 22.9%가 찬성을, 12.9%가 반대를 선택한 것이다. 공론화위원회 활동이 찬반 양측의 지속적인 토론과 설득 과정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결과는 토론과 설득에서 찬성 측이 반대 측에 우위를 점했음을 보여준다.

 

더 많은 지지를 얻었다는 것이 결코 그것이 옳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왜 반대 논리가 찬성 논리에 밀렸는가는 반드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한 진보 언론이 시민참여단 10명을 선별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공론화위원회 활동 중 가장 큰 문제로 ‘팩트 체크 없음’이 꼽혔다. 공론화위원회에서 찬반 양측은 수많은 상반된 데이터를 제시했는데 특히 찬성 측의 데이터 공세가 집요했다. 문제는 이를 제대로 검증하기 어려웠다는 사실에 있다. 이 경우 데이터 공세에서 기선을 잡은 측이 훨씬 유리할 수밖에 없다. 반대 논리가 설득력이 떨어졌던 데에는 이러한 데이터 싸움에서 밀린 것이 크게 작용했다.

 

역사학과 관련해서도 데이터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진 바 있다. 1990년대 이후 한국근현대사 연구에 큰 파문을 일으켰던 ‘식민지근대화론’은 수많은 계량적 데이터를 제시하며 기존 역사학계의 민족주의 역사인식을 비판했다. 그리고 일정한 영향력을 획득했다. 보수 정권을 등에 업고 식민지근대화론은 그 힘을 ‘교과서’로까지 확장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는 성공할 수 없었다. 1차적으로 역사 왜곡을 막으려 했던 시민사회의 적극적 대응 덕분이었지만, 이에 더해 역사 연구자들이 역사의 수많은 구체적 사례들을 근거로 식민지근대화론의 데이터와 이에 기초한 그들의 논리를 설득력 있게 반박했기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식민지근대화론의 공세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근대화’, ‘개발’, ‘발전’ 그 자체를 문제시하며 복잡하고 모순된 한국근현대사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면서 대안적인 역사상을 모색하는 역사 연구자들도 점차 늘어났다.

 

『역사문제연구』 38호의 특집 ‘식민지 개발과 조선사회 되묻기’ 역시 이러한 모색의 결과물이다. 한국사회의 ‘개발 경험’에 대한 대안적이고 세밀한 역사를 서술하자는 데 의기투합한 일군의 젊은 역사 연구자들은 그동안 식민지 조선에서 벌어진 ‘개발’ 경험에 대해 지속적인 공동연구를 진행하였다. 그리고 ‘국정교과서’ 간행 시도에 맞서는 과정에서 결성된 ‘만인만색연구자네트워크’ 내 학술 팀으로 전환하여 지난 2017년 8월 학술대회를 가졌다. 이번 특집에 실린 3편의 논문은 이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원고를 수정 보완한 것들이다. 패기 있는 젊은 연구자들의 연구답게 식민지 조선의 사회경제에 대한 ‘수탈’과 ‘발전’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을 지양하고, 식민지시기 개발 양상과 사회경제상을 다각도로 분석하고자 했다. 또 이를 통해 한국의 자본주의 문화에 대한 성찰과, 개발의 시대에 형성된 관행에 대한 비판을 시도했다. 각 논문의 완성도에 편차가 있으나 식민지 조선 사회는 물론 오늘날 한국 사회 전반에 만연한 개발 신화, 개발 이데올로기를 설득력 있게 극복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구체적인 특집의 문제의식 소개와, 식민지시기 ‘토건’, ‘철도’, ‘수도’ 문제를 다룬 특집 논문 3편의 내용 소개는 특집 맨 앞에서 제시한 ‘소개글’로 대신하겠다.

 

『역사문제연구』의 히트상품(?)이라 할 수 있는 ‘저작비평회’의 경우, 이번에는 기존과 달리 2권의 책, 이정선의『동화와 배제 - 일제의 동화정책과 내선결혼』(역사비평사, 2017)과 소현숙의 이혼 법정에 선 식민지 조선 여성들 - 근대적 이혼제도의 도입과 젠더』(역사비평사, 2017)를 함께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했다. 최근 역사학계의 여성사(젠더사) ․ 가족사 분야에서 주목할 성과들을 제출하고 있는 두 연구자가 자신의 박사학위논문을 바탕으로 한 저작을 연이어 간행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두 책을 묶어서 ‘한국의 여성사’ 전반에 대한 논의를 해보자는 것이 애초 의도였다. 하지만 두 책이 각자 개성이 강하고 무엇보다 각 책별로 중요한 내용들이 많아, 제한된 시간 동안 두 책을 함께 묶어 논의하는 것 자체에 무리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학의 하위부문으로 ‘여성사’가 아니라 역사학의 패러다임을 전복하는 방법으로서 ‘여성사’의 필요성과 가능성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자리였다. 특히 여성(젠더) 관련 정책의 규정력(모순까지 포함)과 당사자로서 여성 주체의 능동적 힘 사이의 긴장관계는 앞으로 보다 천착될 필요가 있겠다. 진솔하고 성실하게 저작비평회에 임해주신 저자, 토론자, 사회자 그리고 자리를 가득 메워주신 청중 등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번 38호에는 저작비평회와 별도로 2권의 책에 대한 서평을 게재했다. 대상 서적 중 하나는 역사문제연구소 민중사반과 일본의 아시아민중사연구회가 공동으로 간행한 『민중경험과 마이너리티』(경인문화사, 2017)이고, 다른 하나는 박근호의 『박정희 경제신화 해부: 정책 없는 고도성장』(회화나무, 2017)이다. 김성보는 『민중경험과 마이너리티』에 대한 서평에서, 최근 한일 양국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에 있는 ‘민중사’ 연구의 독특한 구별 양상을 지적하고, 특별히 ‘민중의식의 독자성 여부 및 그 사회적 토대’ 문제와 ‘민중의 폭력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의 문제를 쟁점으로 제시했다. 김보현은『박정희 경제신화 해부: 정책 없는 고도성장』에 대한 서평에서, 경제성장의 인과성에 초점을 맞춘 저작의 패러다임이 경제성장의 규범적 이해를 암암리에 전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제성장은 단지 ‘필요하고 좋은 것’이라는 성장주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시켜야 박정희 정부 시기의 현대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술 서적의 간행은 물론 서평이 부재한 시대에, 꼼꼼하고 날카롭게 서평을 해 주신 두 분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연구논문으로는 모두 5편의 논문이 실렸다. 박형진의 「1930년대 아시아적 생산양식 논쟁과 이청원의 과학적 조선학 연구」, 김선호의 「북한 보안간부훈련대대부의 간부구성과 당·군의 정치연합체제 출현」, 이선우의 「한국전쟁기 거제도수용소 내 ‘친공포로’의 저항과 딜레마」, 김아람의 「1950년대 후반~60년대 전반 정착사업의 변천 과정과 특징」, 유경순의 「노동조합의 지도력과 젠더정치: 청계피복노조의 여성지도력 형성시도와 좌절(1970-1987)」이다. 지면 관계상 각각의 내용 소개는 생략하겠지만, 모든 논문이 그동안 연구 시야에 잡히지 않았던 한국근현대사의 중요 지점들을 짚어내고 있다는 점만은 강조하고자 싶다.

 

많은 분들의 참여와 도움 덕분에 이번에도『역사문제연구』를 나름대로 알차게 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냥 ‘우리 끼리’ 읽고 자족하는 학술지로 머물기를 바라지 않는다. 역사학계는 물론 비슷한 대상과 주제를 연구하는 많은 연구자들에게 설득력 있는 학술지가 되기를 바란다. 더 나아가 사회 전반에 설득력 있는 역사 지식과 인식을 제공하는 매체가 되었으면 한다.『역사문제연구』가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한국근현대사의 복잡하고 중층적이며 모순적인 모습을 보다 구체적이고 성찰적으로 보여주는 길밖에 없다. 그 길에 많은 응원과 질정(叱正)을 부탁드린다. (오제연)

 

목 차

특집 식민지 개발과 조선사회 되묻기

식민지 토건업자의 ‘과점동맹’ : 1920~30년대 초 조선토목건축협회 연구/고태우

1930년대 조선총독부의 사설철도 매수 추진과 특징/박우현

수돗물 분배의 정치경제학 : 1920년대 경성의 계층별 수돗물 사용량 변화와 수돗물 필수재 담론의 정치성/주동빈

저작비평회

한국의 여성사 연구, 어디까지 왔나? 내선결혼 정책의 자기모순과 이혼소송에 나선 여성의 주체성

- 이정선, 『동화와 배제 - 일제의 동화정책과 내선결혼』(역사비평사, 2017)

- 소현숙, 『이혼 법정에 선 식민지 조선 여성들 - 근대적 이혼제도의 도입과 젠더』(역사비평사, 2017)

연구논문

1930년대 아시아적 생산양식 논쟁과 이청원의 과학적 조선학 연구/박형진

북한 보안간부훈련대대부의 간부구성과 당·군의 정치연합체제 출현/김선호

한국전쟁기 거제도수용소 내 ‘친공포로’의 저항과 딜레마와 폭동/이선우

1950년대 후반~60년대 전반 정착사업의 변천 과정과 특징/김아람

노동조합의 지도력과 젠더정치- 청계피복노조의 여성지도력 형성시도와 좌절 (1970~1987)/유경순

 

서평

민중의 민낯을 직시하기, 그리고 한 번 더 생각하기-역사문제연구소 민중사반·아시아민중사연구회, 『민중경험과 마이너리티』(경인문화사, 2017)/김성보

정말 ‘패러다임의 전환’이 절실하다!-박근호, 김성칠 역,『박정희 경제신화 해부: 정책 없는 고도성장』(회화나무, 2017)/김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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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7 13:29 연구소 소식

역사문제연구소 인권간담회
도시개발과 인권 – 청량리 재개발과 성매매집결지 여성의 삶

강연 : 고진달래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활동가)
일시 : 2017년 9월 18일(월) 저녁 7시
장소 : 역사문제연구소 5층 관지헌 (제기동역 1번 출구)

역사문제연구소가 올해 인권간담회를 개최합니다. 지난해에는 연구소 동네인 제기동의 서울발달장애인훈련센터 설립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올해에도 우리 동네의 변화와 인권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자 합니다. 서울 북부지역은 재개발이 지금도 한창 진행 중입니다. 청량리 지역은 ‘588’로 불렸던 성매매 집결지 혹은 여성들의 삶의 공간이 철거되었습니다. 한편, 여전히 이곳에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용두동에 터전을 두고서 성판매자 지원과 연구를 하고 있는 ‘이룸’이 청량리 재개발 지역에 사는 여성들과 만나고 대안을 모색 중입니다. 이룸과의 간담회를 통해 도시개발이 초래하는 인권 침해의 문제, 성매매 집결지와 여성들의 삶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겠습니다. 여러분의 참석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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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비평> 2017 가을: 120호


 

 

역사문제연구소편 | 152x224(신국판452쪽 15,000원 | ISSN 1227-3627-73

책임편집정윤경 전화02-741-6125 영업담당정순구 팩스02-74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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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말선초조선 건국의 역사적 의미에 대한 재해석

연속성의 관점에서 본 왕조교체

여말선초 시기에 대한 재해석은 이미 오래 전에 본격적으로 검토되었어야 할 주제이다예전부터 국내·외 학계 일각에서는 고려와 조선의 왕조교체를 중세와 근세의 분기점으로 보는 국내 주류 학계의 통설에 대하여 비판적 입장이 개진되어왔다하지만 토론이나 논쟁의 활성화로 확산되지는 못하였다역사비평이 지난 1년간 수차례의 필자회의를 거쳐 야심차게 준비한 이 특집은여말선초의 시대적 성격을 고려 후기로부터 조선 전기까지 이어지는 연속성의 관점 속에서 이해하고자 한다. 이 특집은 가을호 정치 세력과 통치 제도에 대한 검토에 이어 3호에 걸쳐 계속될 것이며다양한 매개를 통하여 몽골 간섭기에서 조선의 건국을 거쳐 조선 중기 사림의 집권으로 이어지는 기간 동안의 변화를 재조명하고자 한다특집이 진행되는 동안 가능하면 반론도 게재하여치열한 논쟁의 공간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21세기 민주주의는 안녕한가

프랑스미국남미에서 바라보는 민주주의의 위기와 기회

올해는 러시아혁명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다양한 학회와 매체가 러시아혁명을 집중 조명하는 기획을 준비하는 와중에역사비평은 조금 다른 각도에서 접근해보고자 했다.우리는 러시아혁명이 민주주의의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이었다고 보고오늘날 서양 사회에서 표출되고 있는 민주주의의 위기와 그 대안에 대한 검토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인식하에서서양 주요 국가들에서 포착되는 민주주의의 위기 상황을 돌아보기로 했다지역별 차이는 있으나 세계화시대 자본주의 경제의 위기라는 상황 속에서 대의제 민주주의의 한계가 파국적으로 심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프랑스에서 인민전선의 강세작년 미국 대선에서 나타난 트럼프 민주당원의 역설을 지역사와 세계사의 맥락에서 검토하는 한편최근 난무하는 레토릭으로서의 포퓰리즘이 어떤 실체와 한계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 라틴아메리카에서 나타난 세 가지 유형의 포퓰리즘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면서 살펴보았다.

 

 

기본소득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기본소득 이론의 역사적 검토와 한국적 적용

2017 장미대선을 거치면서 한국 사회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다한때 이상론으로 치부되었던 기본소득의 아이디어가 전 세계적으로 유의미한 지지 세력을 얻고실제로 부분적으로나마 현실에 적용된 지도 오래다. ‘기본소득’ 논의는 지금까지 세 번의 밀물과 썰물을 타며 개혁의 수면에 올라왔다 가라앉기를 반복했고이제 네 번째 밀물을 타고 다시금 우리 시야에 유의미한 가능성으로 포착되고 있다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대안적 노력으로서세계사적 차원에서 기본소득’ 논의가 발전해온 맥락을 살피고한국에서 거론되고 있는 기본소득 모형을 통계적으로 검토하면서 개념과 발전 가능성을 점쳐본다.

 

 

촛불의 힘은 계속되어야 한다

문빠’ vs ‘··’ 대립 너머 촛불혁명’ 지키기

이번호 문화비평은 촛불항쟁 이후 나타나고 있는 한국 사회의 현상을 2000년 초 노사모까지 거슬러 올라가 되짚어보고 있다팬덤정치와 반지성주의라는 비난과 폄하 이면에는 죄의식과 증오의 정치라는 한계와 동시에 대중지성의 가능성도 엄연히 존재한다촛불항쟁의 성과가 과거의 항쟁들처럼 정치적 소용돌이에 묻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과거와 현재에 대한 성찰은 중요하다.

 

 

 

차례

 

책머리에 헌법 개정을 앞두고

특집 1: 조선 건국 다시 보기연속성의 관점에서 본 왕조 교체 ① 정치 세력과 통치 제도

· 고려 말~조선 전기 정치 세력의 이해’ 다시 보기 송웅섭

· 고려 후기~조선 전기 수령 중심 군현 편제의 전개와 연속성 정요근

· 고려 말 조선 초 토지제도 개혁과 사회 변화 이민우

· 고려 말 조선 초 재정 구조의 연속성과 공납제 운영 소순규

특집 2: 21세기 민주주의의 위기

· 프랑스 민족전선의 인종정치와 반이민 담론의 형성 신동규

· 2016년 미국 대선과 민주주의의 역설 이찬행

· 라틴아메리카 포퓰리즘의 세 가지 유형과 민주주의의 연관성 박구병

기획기본소득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 서양의 기본소득 논의 궤적과 국내 전망 안효상

· 기본소득과 국토보유세등장 배경도입 방안그리고 예상 효과 전강수·강남훈

연속기획: ‘과학대통령 박정희라는 신화 

· ‘전국민 과학화운동과학기술자를 위한 과학기술자의 과학운동 문만용

· 박정희 정권 시기 저항 세력의 사회기술적 상상 김상현

역비논단 · ‘재독 한인 여성에서 한국계 이주민 여성으로재독한국여성모임의 정치운동 한운석

문화비평 · 촛불항쟁 이후의 시민정치와 공론장의 변화문빠’ 대 한경오’, 팬덤정치와 반지성주의 천정환

서평 · ‘해방과 통일’ 사이 후지이 다케시

―'한국전쟁과 수복지구'(한모니까푸른역사, 2017)

· ‘경성의 프리즘을 통해 식민지를 읽는 또 하나의 방법 염복규

posted by 역사문제연구소

역사문제연구 37호가 나왔습니다.

 본 역사문제연구는 역사문제연구소의 후원회원이 되어 받아보시거나, 시중의 서점을 통해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당연히 연구소에서는 전자를 추천해드립니다. :)

역사문제연구에 수록된 글들은 역사문제연구소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책머리에

 

2016129일 대한민국 국회는 대통령 박근혜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찬성 234대 반대 56으로 가결했다. 탄핵 가결과 동시에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되었다. 그리고 2017310일 헌법재판소는 국회가 가결한 탄핵소추안을 재판관 전원일치의 의견으로 인용하였다. 대통령 박근혜가 파면된 것이다. 대통령은 내란과 외환의 죄 이외의 범죄에 대하여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헌법 제84조의 보호막이 사라지면서 검찰조사가 본격화되었고 박근혜는 결국 구속되었다. 최순실 사태, 즉 비선실세에 의한 국정농단에서 비롯된 소위 탄핵정국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탄핵정국의 와중에도 박근혜 정부가 밀어붙였던 역사교과서 국정화작업은 계속 진행되었다. 20161128일 교육부는 국정 역사교과서의 현장검토본을 집필진과 함께 공개했다. 이후 약 한 달 간 인터넷으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학계와 교육현장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의 여러 문제점, 특히 졸속 제작으로 사실 관계 자체에 오류가 많고, 친일 문제를 축소 혹은 합리화하며, 시대착오적인 냉전의 이분법 및 대결 논리만을 강요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를 미화하는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컸으나, 애당초 의견 수렴 절차는 요식일 따름이었다. 요샛말로 답정너’(답은 이미 정해져 있고, 너는 그냥 대답만 하면 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결국 현장검토본에 대한 큰 수정 보완 없이 국정 역사교과서가 만들어졌다.

국정 역사교과서가 세상에 나왔지만 국민 다수의 여론은 계속 부정적이었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마저 국회 탄핵으로 직무를 정지 당하자 교육부는 일단 한 발 물러섰다. 20161227일 교육부장관은 국정 역사교과서의 적용 시기를 1년 유예한다고 밝혔다. 대신 2017년도에는 국정교과서를 희망하는 모든 학교를 연구학교로 지정해 주교재로 사용하고, 다른 학교는 기존의 검정교과서를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2018년도부터는 국정과 검정을 혼용해 사용하겠다고 했다. 이는 2015년 이후 박근혜 정부가 강행한 역사교과서 국정화시도 때문에 발생한 모든 문제들을 각급 학교와 다음 정부에 떠넘기는 무책임한 결정이었다. 실제로 연구학교 지정 과정에서 일부 학교에서는 혼란과 갈등이 커졌다. 최종적으로 단 1개 학교가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정 역사교과서를 주교재로 쓰는 연구학교 신청을 했으나, 이마저도 법원이 연구학교 지정학교 효력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는 바람에 실제로는 중단된 상태다.

박근혜 정부는 왜 이렇게도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집착했을까? 또 왜 마지막까지도 무책임하게 모든 문제를 다른 데로 떠넘겨 국정 역사교과서를 여전히 논란거리로 놔뒀을까? 그 정확한 이유는 보다 깊이 있게 따져봐야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특정 세력에 의해 역사학과 역사교육이 휘둘리는 일이 앞으로 절대 없어야겠다는 사실이다.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은 인적·제도적 보완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이루어져야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역사학계가 이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의미 있는 성과들을 내서 일선 교육현장 및 시민사회와 꾸준히 소통함으로써 가능할 것이다.

역사문제연구37호의 첫 번째 특집 <‘국정 교과서문제 이후 기억과 역사서술을 생각한다>는 위와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이 특집은 201610월에 있었던 역사문제연구소 창립 3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원고들을 수정 보완해서 묶어낸 것이다. 특집 소개글에도 나와 있듯이 심포지엄이 열렸을 당시만 해도 탄핵정국이 진행되어 결국 대통령이 파면되고 국정 역사교과서가 사실상 폐기 국면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점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당장 국정 역사교과서를 비판하고 그 적용을 막는 것 못지않게, 이 문제와 관련하여 역사학계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점을 역사문제연구소의 연구자들은 공감하고 있었다.

그래서 역사문제연구소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심포지엄의 주제로 국정 역사교과서 이후의 역사학, 특히 기억과 역사서술의 문제를 잡은 것이다. 이 문제의식은 상황이 급변한 현재 더욱 절실해졌다. 역사문제연구37호 특집에 실린 4개의 논문이 향후 우리가 모색해야 할 방향을 완벽하게 제시했다고 할 수는 없으나, 유의미한 고민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 특집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은 특집 소개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역사문제연구37호의 두 번째 특집 <불안: 구조감지주체의 역사>20172월 역사문제연구소와 상허학회의 공동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원고들 가운데 절반 정도를 수정 보완해서 묶어낸 것이다. 최근 한국근현대사 연구의 특징 중 하나가, 국문학계에서 관련 연구들이 다수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학제간 벽이 높은 한국 학계의 현실로 인해, 역사학계의 연구와 국문학계의 연구가 그동안 적극적으로 소통하지 못했다. 하지만 역사문제연구소는 30년 전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학제간 벽을 넘어서고자 노력했다. 역사학 연구자 중심으로 운영되는 현재에도 이 문제의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때마침 국문학계에서 활발하게 근현대사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상허학회가 먼저 공동 학술행사를 제안해 와 이렇게 소중한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 공동 심포지엄 당시 발표된 7편의 원고 중 역사문제연구에는 3편이 실렸는데, 나머지 4편은 상허학회에서 간행하는 학술지 상허학보에 곧 실릴 예정이다. 이 특집은 학제간 벽을 뛰어넘으려 한 첫 번째 시도의 결과물인 만큼, 앞으로 보다 심화된 소통과 교류가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특집의 주제(‘불안’)에 대한 설명과 구체적인 논문 소개는 역시 특집 소개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역사문제연구만의 특별한 기획으로 자리매김한 저작비평회, 이번에 노관범 교수의 기억의 역전전환기 조선사상사의 새로운 이해(소명출판, 2016)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책의 부제가 잘 보여주듯이, 이 책은 우리가 흔히 개항기라고 부르는 근대 전환기의 사상, 특히 유교사상의 존재양상과 이후 변용을 다루고 있다. 근대주의에 의한 유교 전통과 서양 근대의 이분법으로는 제대로 포착되지 않는 다양한 논점들에 대해, 저자와 토론자, 사회자, 청중들이 3시간 동안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 특히 토론 말미에 신채호의 ()’비아(非我)’의 개념을 둘러싸고 벌어진 열띤 논쟁은 사상사 연구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게 해준다. 유익한 말씀을 해 주신 저자, 토론자, 사회자를 비롯한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이번 37호에는 연구논문으로 4편의 논문을 실었다. 일제강점기 개성 시변(時邊)의 변동 고찰 (양정필), ‘제국의 브로커아베 미쓰이에(阿部充家)와 문화통치 (이형식), 1950년대 신해방지구개성의 농업협동화10월 농업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이준희), 195060년대 엘리트 지식인의 빈곤 담론 (황병주) 모두 엄격한 심사를 거쳐 수록된 논문들이다. 각 논문이 한국 근현대사 연구를 보다 풍성하게 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장신 편집위원이 지난 36호에 이어 이번에도 1970년대 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 자료를 소개 및 해제하는 글을 실었다. 이번에 소개 및 해제한 자료는 19735월 제출된 <국사 교육 강화를 위한 건의내용(2)>으로서, 박정희 정부의 국정교과서 국정화 방침이 확정되는 시점에 나온 자료라는 면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 오늘날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와도 연관된 중요한 자료들을 발굴하여 학계에 소개하는 데 앞장서고 계시는 장신 편집위원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끝으로 역사문제연구편집위원회가 기획한 여성혐오관련 집담회를 지상 중계했다. 역사문제연구는 이미 201635호에서 혐오관련 특집을 기획한 바 있었다. 오늘날 곳곳에서 분출하고 있는 다양한 혐오 문제들을 고민하면서, 그것을 좀 더 역사적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시도였다. 이번 37호의 집담회는 그 연장선상에 있다. 역사문제연구소 안팎의 젊은 역사연구자들로부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한국사회의 여성혐오 문제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고, 무엇보다 연구자 스스로가 발 딛고 있는 연구 환경 속에서 발생하는 관련 문제들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했다. 이것이 혐오 문제에 대한 우리의 감수성과 문제의식을 키워주고, 역사적이고 학술적인 접근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번 집담회 기획에 앞장서 주신 장미현 편집위원과 참여해주신 모든 연구자들께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도역사문제연구는 여성혐오를 비롯한 혐오 전반의 문제를 계속 의제화 시켜나갈 것이다.

이 책이 독자들 앞에 들어갈 때쯤에는 이미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정부가 출범해 있을 것 같다. 이변이 없는 한 새 정부는 국정 역사교과서를 폐기시킬 것이다. 그렇다면 국정 교과서 이후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교과서 검정제도의 유지나, 관련 기관의 재편만으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수는 없다. 이미 많은 제안들이 나오고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쉬워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조급해하지 말고 또 멈추지도 말고 우리의 지혜를 모아나가자. 2015년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처음 추진되었을 때 현재의 상황을 예측한 사람이 누가 있었나?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역사문제연구도 일관된 문제의식을 가지고 그 길에 앞장서겠다. (오제연)

 

 

*** 목차

 

책머리에

 

특집 1: 국정 교과서문제 이후, 기억과 역사 서술을 생각한다

박정희정권기 역사교육학계의 민족주체성 인식과 국사교육 강화 / 이봉규

8, 90년대 진보적한국사학계의 올바른 역사인식이라는 자기규정 / 전영욱

국민에서 시민으로-새로운 동아시아사 인식의 가능성과 의미를 찾아서- / 신주백

역사교과서와 지역사, 기억의 굴절-‘울산공업센터의 역사와 기억을 중심으로 / 허영란

 

특집 2: 불안 - 구조, 감지, 주체의 역사

가면을 따라 걷기-전시체제기 어느 전화교환수의 일기(1941~1942)와 피식민지민의 내면’ / 양지혜

냉전과 ()월북 의제의 문화정치 / 이봉범

1960~70년대 증대하는 유동성과 불안, 그리고 위험 관리로서의 사회개발 / 정무용

저작비평회

유교 전통과 서양 근대의 이분법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 노관범, 기억의 역전-전환기 조선사상사의 새로운 이해 , 소명출판, 2016.

 

연구논문

일제강점기 개성 시변(時邊)의 변동 고찰 / 양정필

제국의 브로커아베 미쓰이에(阿部充家)와 문화통치 / 이형식

1950년대 신해방지구개성의 농업협동화10월 농업협동조합을 중심으로 / 이준희

195060년대 엘리트 지식인의 빈곤 담론 / 황병주

 

자료소개

해제-국사 교육 강화를 위한 건의내용(2)/ 장신

 

집담회

젊은 역사연구자들이 바라본 한국사회의 여성혐오

 

posted by 역사문제연구소

 

 

 

 

 

 

 

 

역사비평 2017년 여름호(119호)가 나왔습니다.

 

<<역사비평>>은 1. 역사문제연구소의 후원회원이 되어 받아보시거나 2. 역사비평사에서 정기구독을 신청하시거나 3. 시중의 서점을 통해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연구소에서는 1과 2를 추천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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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체제와 87년 헌법의 성과와 한계를 짚어본다

시민사회의 힘과 요구는 어떻게 모아지고 배신당했나

 

 

2017역사비평여름호의 특집은 ‘87년체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이다. 편집위원회가 87년 민주화 이후 30년이 지난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고 기념할 것인지 고민하면서 정한 주제다. 다양한 매체에서 87년체제를 논의할 것이고, 그 논의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개헌 논의가 시작되면 더 적극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또한 다양한 학회와 조직에서 6월 항쟁 30주년을 기념하는 사업들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역사비평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역사비평의 선택은 1987년의 상황을 다시 보는 것이었다. 당시의 상황을 되돌아봄으로써 87년체제의 문제를 그 출발점으로부터 찾고자 한 것이다. 87년체제의 문제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있었지만, 그 출발에서 문제를 찾는 시도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87년체제의 출발점을 그대로 분석하기보다는 이에 대한 논쟁을 시도했다. 87년체제의 출발, 그리고 개정된 헌법에 대한 평가를 의제로 삼았다. 역사학(박태균)과 정치학(강원택)의 관점에서 글을 쓰고, 이에 대해서 역사학, 정치학, 문학 전공자가 토론하는 좌담의 형식을 도입했다.

6월 항쟁과 노동자 대투쟁으로 폭발했던 시민사회의 힘과 요구대통령 직선제라는 이름으로 헌법에 반영되었지만, 여야 정치지도자들만의 밀실협의, 정치협상 과정에서 시민은 배제되고 말았다. 최소한의 절차적 민주주의를 담보했던 87년 헌법은 30년의 세월 동안 한국 사회 성장에 밑거름이 되어준 것이 사실이다. 이제 또 다른 도약이 필요한 시점에서 87년체제와 87년 헌법을 어떻게 극복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지 진지한 고민이 시작되어야 한다.

 

 

북한지식인학생의 간첩사건 조작의 원형을 찾아서

50년 후 돌아보는 동백림 사건

 

 

올해로 동백림 사건이 50주년을 맞는다. 젊은 세대들은 동백림이라고 하면 무슨 숲 이름인가?’ 생각하겠지만, 동베를린을 부르는 한자식 이름이다. 냉전시대 동독 지역에 위치했던 베를린은 동과 서로 나뉘어 있었고, 동과 서를 구분하는 장벽을 넘다가 비극을 맞이한 동베를린 사람들도 수없이 많다. 냉전시대 북한은 동독과 유난히 가까웠고, 서독에 거주하던 교포들 중에는 동베를린의 북한대사관을 통해 북한과 접촉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 대다수는 분단으로 인해 이산의 아픔을 겪고 있었던 분들이다. 독일 교포들 중 일부가 이산가족을 만나기 위해 북한의 기관원들을 접촉하고 북한에 다녀오기도 한 일이 밝혀지자 이들을 간첩혐의로 체포한 것이 바로 동백림 사건이었다.

동백림 사건의 전체적인 내용과 역사적 의미, 논란의 쟁점을 정리한 글(오제연), 동백림 사건을 전후한 시기 한국과 독일의 경제협력 관계에 대한 글(이정민), 그리고 동백림 사건 수사 과정에서 나타났던 사회적 담론에 대한 글(임유경)까지 세 편을 기획에 담았다. 세 글 모두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중요한 내용이다. 특히 사회적 담론에 대한 글은 문학 전공자가 쓴 글인 만큼 당시의 상황과 정서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들이 경험했던 1960년대와 유신시대를 다시 회고하게끔 해준다. 분단시대의 비극이 한반도라는 경계를 넘어 진행되었던 동백림 사건을 보면서, 최근에 무죄로 재판결이 있었던 재일교포 간첩단 사건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 사회에 뿌리 내린 박정희 신화는 어디까지인가

과학대통령 박정희라는 신화

 

연재기획 <‘과학대통령 박정희라는 신화>는 원래 박근혜 정부 마지막 해를 장식(?)하고자 작년 초부터 준비해오던 것이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이 기획이 끝나기를 기다려주지 않고 스스로 퇴장하는 길을 택했다. 이번 호에는 과학영농에 대한 글이 실렸다. 1970년대를 살아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귀에 박히게 들었던 과학영농통일벼를 기억할 것이다. 그런데 과학영농이라는 말이 언제 시작되었고 왜 유행했는지, 통일벼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박근혜 정부가 그토록 선전하고 싶어 했던 새마을운동이 성공했다면 과학영농도 그 실체가 있어야 했는데, 지금 농촌의 현실은 전혀 그런 모습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일부 지역의 농촌으로부터 냉전적 보수세력이 표를 얻고 있다는 현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과학영농에 대한 글은 역사비평이 앞으로 천착해볼 만한 중요한 질문 하나를 던져주고 있다.

 

 

국제사회에 대한 절실한 외침, 3·1운동을 준비한 또 하나의 탄환

몽양 여운형, 윌슨 대통령에게 보낸 탄원서가 발견되다

 

몽양 여운형이 서거한 지 70년을 맞는 올해, 3·1운동 직전 여운형의 활동을 규명하는 글을 특별기고로 게재했다. 특히 이 글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여운형과 관련된 소중한 자료를 발굴·소개했기에 더더욱 그 가치가 크다. 파리강화회의를 앞두고 윌슨 대통령의 특사로 아시아에 파견되었던 크레인에게 여운형이 보낸 간곡한 편지와, 윌슨 대통령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했던 탄원서가 그것이다. 비록 이 탄원서는 윌슨 대통령에게 전해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지만, 일제의 조선 침략이 조선 백성의 뜻을 짓밟은 무도한 행위임을 국제사회에 알리고자 했던 독립운동가들의 노력은 미주와 일본 등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3·1운동으로의 대폭발을 준비하는 또 하나의 탄환이 되었다.

 

 

 

차례

 

책머리에 왜곡된 프레임과 좌절된 개혁 / 박태균

특집: 87년체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87년 헌법의 개헌 과정과 시대적 함의 / 강원택

왜곡된 87년체제―󰡔민주화의 길󰡕 분석을 중심으로 / 박태균

좌담: 6월 항쟁 30주년, ‘87년체제를 평가한다

기획: 50년 후 돌아보는 동백림 사건

동백림 사건의 쟁점과 역사적 위치 / 오제연

한독 경제협력과 동백림 사건 / 이정민

불고지죄와 증언동백림 사건을 통해 본 권력의 히스테리와 문학 / 임유경

특별기고: 여운형 서거 70주년

    3·1운동의 기폭제여운형이 크레인에게 보낸 편지 및 청원서 / 정병준

연속기획: ‘과학대통령 박정희라는 신화

    ‘과학영농의 깃발 아래서박정희 시대 농촌에서 과학의 의미 / 김태호

역비논단 1956년 헝가리 사태에 대한 남한의 인식과 대응 / 김도민

    19568월전원회의 직후 중·소의 개입과 북한 지도부의 대응 / 이재훈

서평    학병세대의 탈식민 근대화 전략은 무엇이었나 

           ―『대한민국의 설계자들학병세대와 한국 우익의 기원』(김건우, 느티나무책방, 2017) / 이상록

     공간이 기억을 배반하는 신형 민족사

      ―『독일사 깊이 읽기: 독일 민족 기억의 장소를 찾아』(고유경, 푸른역사, 2017) / 전진성

 

 

 

 

 

 

 

posted by 역사문제연구소
2017.05.25 14:09 연구소 소식/기타
한양대학교 비교역사문화연구소는 5월 26일(금)  <일제의 식민지배와 재조일본인 엘리트>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합니다.

식민지배와 깊은 관련을 갖고 있었던 재조일본인 엘리트들은 주로 1905년 이후 일본에서 조선으로 건너와서 각각 자기 분야의 전문적 지식을 토대로 조선을 조사하고 연구했으며, 이를 토대로 지배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식민지 지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재조일본인 엘리트에 대해, 그들의 출신 배경, 조선으로 건너오게 된 경위, 조선에 대한 인식, 지배정책 수립에의 참여과정, 일본으로 돌아간 이후의 행적 등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일제의 식민지 조선 지배의 성격과 그것이 한국에 남긴 유산은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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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비교역사문화연구소 국제학술회의 
<일제의 식민지배와 재조일본인 엘리트>

일시: 2017년 5월 26일(금) 10:00~18:00

장소: 한양대학교 인문과학대학 205호 국제회의실

주최: 한양대학교 비교역사문화연구소

후원: 한국연구재단

문의: 02) 2220-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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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10:20 등록

10:20-10:30 개회사: 박찬승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소장)

[1부] 사회: 이세연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10:30-11:10 일본의 한국통치와 구마모토 출신자 인맥 - 나카무라 겐타로(中村健太郎)를 중심으로 -
발표: 永島広紀 (규슈대학 한국연구센터)
토론: 이형식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11:10-11:50 학부 참여관 시데하라 타이라(幣原坦)의 조선교육론 
발표: 최혜주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토론: 장신 (역사문제연구소)

11:50-12:30 ‘조선군인’ 가네코 사다카즈(金子定一)와 대아시아주의운동 
발표: 이형식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토론: 김영숙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12:30-14:00 오찬

[2부] 사회: 소현숙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14:00-14:40 최초의 재조일본인 중의원 의원 오이케 츄스케(大池忠助) 
발표: 이승엽 (붓교대학 사학과) 
토론: 전성현 (동아대 사학과) 

14:40-15:20 재조일본인 기자 아베 가오루(阿部薰)의 조선통치론 
발표: 박찬승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토론: 김동명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15:20-15:30 휴식

15:30-16:10 다기 구메지로(多木久米次郞)의 조선진출과 농장경영 
발표: 이규수 (히도츠바시대학 한국학연구센터) 
토론: 배석만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16:10-16:50 ‘同姓同本’=‘同族’이라는 상상: 젠쇼 에이스케(善生永助)의 ‘同族部落’의 발견/발명과 同族觀念
발표: 홍양희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토론: 이정선 (한림대 한림과학원)

16:50-17:00 휴식

17:00-18:00 종합토론 
좌장: 윤해동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posted by 역사문제연구소
2017.05.25 14:01 연구소 소식/기타

- 인문학협동조합과 민족문학사연구소가 주최하고, 대학의 다양한 당사자들이 직접 발언하는 행사에 연대합니다. 아래 취지에 공감하시는 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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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은 촛불로 타올랐지만 대학은 아직 어둡습니다.

흔히 대학을 가리켜 양심과 지성의 전당, 학문의 상아탑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한국에서 이 말은 씁쓸한 농담으로 통합니다. 대학사회의 지난 몇 년 간을 돌이켜 보면 참담한 일들뿐입니다. 구성원 의견 수렴 없는 일방적 구조조정과 학과 통폐합, 이사장 및 총장 선출과정에서의 비민주적 행태들, 졸속 추진된 평단사업, 학내 비정규 노동자들에 대한 가혹한 처우, 성폭력 사건들, 인분교수 사건으로 대표되는 교수의 ‘갑질’과 대학원생 노동착취 문제,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을 탄핵하는 도화선이 된 입시부정 문제까지. 도저히 일부 대학의 문제로 일축할 수 없는 반민주적, 비윤리적 작태의 연속이었습니다. 
혹자는 신자유주의화라는 시대의 흐름에서 대학만이 예외일 수는 없다고 합니다. 취업양성소가, ㈜대학이 되어가는 것도 피할 길 없는 운명이라며 자조합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인원감축과 구조조정, 학과 통폐합은 필연이라고도 합니다. 옳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대학이라는 거대한 조직에 맞서기에 구성원 개개인은 너무 작고 무력한 존재입니다. 대학에 맞서 싸웠던 분들은 너무 많은 희생을 치렀습니다. 누구는 직장을, 누구는 꿈꾸던 미래를, 심지어 누군가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목숨을 잃었습니다. 
잃은 것은 너무나도 크고 얻어낸 것은 거의 없습니다. 남은 것은 치열하고 처절한 투쟁의 기억, 그리고 기록들뿐입니다. 따라서 계속 나아갈 우리는 여기서부터 다시 싸움의 불씨를 되살려야 합니다. 앞선 투쟁의 기록들을 공유하고 체득된 싸움의 방법을 서로에게 전수해야만 합니다. 우리가 맞서 싸울 상대는 아홉 개의 머리를 가진 괴물입니다. 아홉 개의 머리를 동시에 불태우지 않으면 죽일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저희는 대학의 다양한 주체들이 모여 대학에 산재해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살펴보고 대안을 마련하며 투쟁의 방식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해보자는 제안을 드립니다. 이 자리가 싸움의 경험을 공유하고 여러 단체들이 연대하며 다음 행동을 위한 예비적인 단계가 되었으면 합니다. 워낙 논의해야할 사안이 많은 만큼 2017년 6월 9일(금)과 10일(토) 양일에 걸쳐 행사를 진행하려 합니다. 첫 날은 ‘대학의 전횡에 맞선 싸움들’이라는 주제로 기업화된 대학이 학내 의사 결정 구조를 망쳐놓고 전횡을 일삼는 사태들을, 두 번째 날은 ‘대학의 기본권과 노동권, 그리고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학내에서 침해되고 있는 각종 권리들과 이를 되찾기 위한 민주주의의 계기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자리를 구성했습니다.

이 자리를 계기로 대학에 변혁의 촛불이 뜨겁게 타오르길 기원합니다.


■ 날짜: 2017년 6월 9일(금)~6월 10일(토)
■ 장소: 이화여대 ECC B142
■ 주최: 인문학협동조합, 민족문학사연구소
■ 주관: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연구소 법과 인권 교육 센터
■ 연대단체: 역사문제연구소,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전국대학원총학생회연합회, 성균관대학교 문과대학 교수협의회, 동국대학교 교수협의회, 한국대학학회, 동국대학교 대학원신문사, 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사, 혜화동인문학노동자들


posted by 역사문제연구소

역사비평 2017년 봄호(118호)가 나왔습니다.

 

<<역사비평>>은 1. 역사문제연구소의 후원회원이 되어 받아보시거나 2. 역사비평사에서 정기구독을 신청하시거나 3. 시중의 서점을 통해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연구소에서는 1과 2를 추천해드립니다. :)





가짜 역사를 담은 가짜 역사서의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러시아, 일본, 그리고 한국의 위사(僞史)와 위서(僞書)


이번호 특집은 <위사(僞史)와 위서(僞書)>이다. 지난 20161년 동안 계속된 고대사 기획의 연장선상에 있으면서도 다른 시각으로 자료담론의 문제를 바라보고자 했다. 한국의 고대사 관련 논란에 근거로 사용되고 있는 거짓으로 만들어진 사료들뿐만 아니라 일본과 러시아에서도 나타나는 비슷한 류의 사료들을 분석했다. 그리고 그러한 사료들이 거짓 역사를 만들어내는 데 어떠한 역할을 했으며, 거짓 역사는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방식을 분석하였다. 가짜 고대사를 만들어낸 가짜 역사’, ‘가짜 역사서는 고대사의 과제만이 아니라 그것이 만들어진 근대이후의 담론 구조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이 이번 특집의 공통적인 문제의식이다. 마침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한 오늘날, ‘가짜를 읽어내는 눈은 텍스트 그 너머, ‘가짜를 만들어낸 욕망과 이유를 향해야 한다는 지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우리 사회에 뿌리 내린 박정희 신화는 어디까지인가

과학대통령 박정희라는 신화


이번호부터 3회에 걸쳐 진행될 연속기획 <‘과학대통령 박정희라는 신화>는 김근배, 최형섭·임재윤의 글 두 편으로 문을 열었다. 박근혜 정부가 초래한 국정 혼란에 대해 국민들이 냉정한 평가를 내리고 있는 현 상황은, 박정희 시대의 유산이라고 흔히 여겨오던 성과들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재평가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그러나 정치·경제·사회 등의 영역에서 박정희 신화를 해체하고 새로운 역사 쓰기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데 비해, 박정희 시대의 과학기술에 대한 재평가는 잠잠한 편이다. 역사비평은 이렇게 박정희 신화에서 과학기술이 최후의 성역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박정희 시대의 과학기술계에 실제로 어떤 일들이, 왜 일어났는가? 박정희라는 이름에 가려진, 실제 과학기술의 발전에 기여한 이들은 누가 있었는가? 박정희 시대에 이야기되었던 과학기술 진흥이 실제로 의미한 것은 무엇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정희가 오늘날

까지 한국 현대 과학기술의 아버지인 양 이야기되는 까닭은 무엇인가? 박정희 시대 과학기술에 대한 총론적 성격의 글 두 편을 시작으로, 여름호와 가을호에서는 과학기술계와 사회 일반의 움직임을 다룬 각론과 아울러, 당대와 오늘날 과학기술인들을 지배했던 과학기술 개발 담론에 대한 비판적 재평가가 실릴 것이다.

 

 

급변하는 북중관계, 한중관계 대중의 프리즘으로 들여다보기

대중문화로 보는 중국의 남북한 인식


한국은 항상 북중관계의 동향을 예민하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 속에서 희망사항을 현실화하는 현상(wishful thinking)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은 어떨까? 중국의 대중매체는 북한을 어떻게 묘사하고 있는지, 북한을 여행한 관광객들은 북한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중국 시민사회는 남한과 북한에 대해 어떤 토론을 벌이고 있는지 등이 주요 분석 대상이 되었다. 중국공산당의 통제를 받는 관제 언론의 공식화된 입장이 아니라, 중국의 일반 대중들이 바라는 것, 원하는 것, 남북한의 이미지에 투영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를 통해 한국의 특정한 정치적 입장에 맞추어 고찰되곤 했던 북중관계가 실제로 어떤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는가를 추적하고자 했다. 이러한 접근은 북중관계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데 중요한 단초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과 북한의 한국전쟁 당시 사상·심리전 양상과 사회과학의 현장

냉전의 사상·심리전, 한국전쟁을 만나다


<냉전의 사상·심리전, 한국전쟁을 만나다>는 주로 텍스트를 통해 반공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기획되었는가를 분석했다. 전쟁 기간 동안 미국이 만든 텍스트들이 공산주의와 북한을 묘사하고 있는 방식, 전쟁을 전후한 시기 만화 속에 나타난 반공의 내용, 북한군이 점령했던 서울의 모습을 묘사한 글들이 미국에서 이용된 방식 등이 주요한 주제들이다. 여기에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귀환포로 재교육장에 대한 분석이 더해졌다. 또한 한국전쟁이라는 현장을 희귀한 실험실로 삼아 수집된 사회과학 지식들이 어떤 식으로 미국의 학문 영역에서 정식화되었는지 살펴보는 한편, 그러한 학문적 행위가 전쟁 공간의 정치·선전 과제와 어떤 길항관계를 만들어 나갔는지 추적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차례

 

책머리에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끝, 그리고 그 너머 / 박태균


특집: 위사(僞史)와 위서(僞書)

고대사파동과 식민주의 사학의 망령 / 조인성

환단고기의 성립 배경과 기원 / 이문영

벨레스서로 본 러시아의 위서와 21세기 유라시아 역사분쟁 / 강인욱

위서 비판에서 위서 연구로일본 위서의 검토 및 한국 위서와의 비교 / 김시덕

위서(僞書)를 말하다 / 박지현


연속기획: “과학대통령 박정희라는 신화

박정희 정부 시기 과학기술을 어떻게 볼 것인가?과학대통령 담론을 넘어서 / 김근배

최형섭과 한국형 발전모델의 기원 / 임재윤·최형섭


기획 1: 대중문화로 보는 중국의 남북한 인식

중국의 TV시사토론 속의 한국과 북한 / 백지운

중국 영화와 드라마의 '항미원조' 기억과 재현 / 김란

신비의 나라중국인의 북한 관광과 노스탤지어 / 주윤정


기획 2: 냉전의 사상·심리전, 한국전쟁을 만나다

냉전의 사회과학과 실험장으로서 한국전쟁미공군 심리전 프로젝트의 미국인 사회과학자들 / 김일환·정준영

사상심리전의 텍스트로서 한국전쟁자유세계로의 확산과 동아시아적 귀환 / 옥창준·김민환

전쟁 속의 만화, 만화 속의 냉전한국전쟁기 만화와 심리전 / 백정숙

수용소에 갇힌 귀환용사지옥도용초도의 귀환군 집결소와 사상심리전 / 전갑생


역비논단 

잊혀진 자들의 투쟁한국 성판매여성들의 저항의 역사 / 박정미


문화비평 

누가 촛불을 들고 어떻게 싸웠나2016/17년 촛불항쟁의 문화정치와 비폭력·평화의 문제 / 천정환


서평 

표지의 발견과 이미지의 생태학―『시대의 얼굴: 잡지 표지로 보는 근대(서유리, 소명출판, 2016)/ 박진영

서울의 역사로 순치된 식민지 근대 도시계획사의 불편한 진실―『서울의 기원 경성의 탄생 : 1910~1945 도시계획으로 본 경성의 역사(염복규, 이데아, 2016) / 김백영

유령을 통한 모더니즘의 해체―『베트남 전쟁의 유령들(권헌익 지음, 박충환·이창호·홍석준 옮김, 산지니, 2016) / 박태균



posted by 역사문제연구소




<민중 경험과 마이너리티 - 동아시아 민중사의 새로운 모색 ->


한국의 역사문제연구소 민중사반과 일본의 아시아민중사연구회가 함께 내놓은 책으로, 일본어판은 <日韓民衆史研究の最前線 -新しい民衆史を求めて>라는 제목으로 먼저 간행되었습니다. 기다림 끝에 한국판이 간행되어 소식을 전합니다. 





한일 공동연구로 밝혀지는 동아시아의 민중사


이 책은 역사문제연구소 민중사연구반과 일본의 아시아민중사연구회가 25년에 걸쳐 연구교류를 하면서 내놓은 첫 번째 단행본으로, 한일 양측의 연구와 소통의 산물이다. 그간 공동워크숍에서 발표하고 토론했던 논의를 줄기로 삼아 편집하였으며, 그간의 교류에서 표출되고 수렴된 양측의 민중사 인식이 담겨 있다. 이 책은 민중사 연구 동향과 방법론적 고민, 민중의 다층성과 그 의미, 민중과 마이너리티라는 주제로 나누어 총 3부로 구성했다. 각 부별 논문들 간에 서로 다른 문제의식이나 시각이 드러나기도 한다. ‘마이너리티 연구와 민중사’, ’민중의 다중적 경험‘이라는 핵심 주제군의 제목이 시사하듯이 이 책에는 다양한 민중상이 제시되어 있다. 민중을 둘러싼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 정치경제적 관계에 대해 다시금 이해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기왕의 민중사를 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중요한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목차


-책머리에_배항섭 


제1부 민중사 방법론 


미디어를 이용한 민중사 연구 

스다 쓰토무 / 번역 : 이경원 


민중운동사 연구의 방법 

조경달 / 번역 : 배항섭 


동학농민전쟁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내재적 접근 

배항섭 


제2부 다양한 민중과 그 경험들 


동학 포교와 유교 윤리의 활용 

이경원 


1894년 동학농민군의 향촌사회 내 활동과 무장봉기에 대한 정당성 논리 

홍동현 


갑오개혁기 경찰제도 개혁과 민중의 경찰인식 

이토 순스케 / 번역 : 홍동현 


아시오 광독 반대운동 지도자 다나카 쇼조의 ‘자연’ 

나카지마 히사토 / 번역 : 한봉석 


산업전사의 시대, 민중의 징용 경험 

사사키 케이 / 번역 : 장미현 


1960~70년대 노동자의 ‘노동복지’ 경험 

장미현 


제3부 마이너리티와 폭력 


마이너리티 연구와 ‘민중사연구’ 

히와 미즈키 / 번역 : 장용경 


민중의 폭력과 형평의 조건 

장용경 


고베의 항만노동자와 청국인 노동자 비잡거운동 

아오키 젠 / 번역 : 유상희 


식민지시기 아내/며느리에 대한 ‘사형(私刑)’과 여성들의 법정 투쟁 

소현숙 


근대 한일 정조(貞操) 담론의 재구성 

한봉석 


아마미제도 ‘주변’형 국민문화의 성립과 전개 

다카에스 마사야 / 번역 : 장용경 


-새로운 민중사를 모색하는 한일 네트워크_허영란





저자소개


스다 쓰토무(須田努) : 메이지대학 정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조경달(趙景澾) : 지바대학 문학부 교수

배항섭 :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HK교수

이경원 : 가톨릭대학교 국사학과 강사 

홍동현 : 연세대학교 부설 다산실학연구원 연구원 

이토 순스케(伊藤俊介) : 후쿠시마대학 경제경영학류 준교수 

나카지마 히사토(中嶋久人) : 도쿄도 고가네이시 시사편찬위원 

사사키 케이 : 이바라키대학 인문학부 준교수 

장미현 :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역사와공간연구소 전문연구원 

히와 미즈키(檜皮瑞樹) : 도쿄경제대학 사료실 촉탁직원 

장용경 :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관 

아오키 젠(靑木然) : 담배와 소금 박물관 학예원 

소현숙 : 한양대학교 비교역사문화연구소 HK연구교수 

한봉석 :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 

다카에스 마사야(高江洲昌哉) : 가나가와대학 등 강사 

허영란 : 울산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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