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역문연 기획모임]

 

차별과 폭력의 역사를 넘어서
― 1탄 섹슈얼리티(하반기 모임)

 


  차별과 폭력은 체제, 국가, 특정 지역, 특정 혐오자들에게서만 나타나는 특별한 현상이 아닙니다. 그 주체와 대상은 다면적으로 끊임없이 구성되고 있고, 극복해가는 과정 또한 대상자에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변화와 조응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한국에서 여러 분야의 운동 주체와 활동이 확장되어가고 과거에 표면화되지 않았던 주제들이 대두되는 것은 그간 지속되어온 당사자의 노력이 만들어가고 있는 성과이면서 동시에 이제는 그 역사적 접근과 연구가 필요한 때임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역사문제연구소는 앞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나타나는 -질병, 장애, 이주, 인종 등- 차별과 폭력의 문제를 우리 역사와 현실 속에서 회원 여러분과 함께 인식하고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올해, 그 첫 번째 순서는 ‘섹슈얼리티’입니다. 지난 해 서울인권헌장이 파기되었던 사태를 통하여 볼 때 동성애에 대한 차별과 혐오, 폭력이 상존해있고 보편의 인권이 여전히 무시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무관심과 무지는 혐오의 다른 이름일 수 있습니다. 책과 영화도 함께 보고, 대화도 나누며 ‘나’, 나와 다른 사람들을 알아가는 즐거운 기획모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로그램

공연 관람 - 도전과 도약을 위한 목소리
일자: 10월 9일(금)
내용: 2015 게이코러스 G_Voice 정기공연 '도도한 가'
장소: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과 공연장
시간: 2회차 7시 30분
 

책 읽기 - 인류학적 성 읽기와 그 가능성
일시: 11월 13일(금)
내용: 게일 루빈, 『일탈(게일루빈 선집)』(현실문화, 2015)
 

책 읽기 - 우리 안의 여성성과 남성성 보기
일시: 12월 11일(금)
내용: 주디스 핼버스탬, 『여성의 남성성』(이매진, 2015)
 

강연 - 레즈비언 운동과 페미니즘
일시: 2016년 1월 8일(금)
강연: 나영정(성적지향 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영화 감상 - 교회와 동성애
일시: 2016년 2월 12일(금)
내용: 영화 『바비를 위한 기도』(2009) 감상
 

 

 

공통사항
시간: 매월 둘째 주 금요일 19시
장소: 역사문제연구소

         (찾아오는 방법은 다음 링크를 참조하시길!

          http://kistoryblog.tistory.com/7)
문의: 김아람(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 010-3739-2307, aram8250@gmail.com

참가비는 없습니다.
제시된 ‘책’은 미리 읽어 오시면 좋습니다.


 

 

 

주소: 서울시 동대문구 왕산로19라길 13
전화: 02-3672-4191
블로그  http://kistoryblog.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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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모임 차별과 폭력을 넘어서 1. 섹슈얼리티

네번째 모임(2015.8.14) 후기

  그들과 친구사이가 되기 위해. 컨그레츄! 레이션~!

 친구사이(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20년사』(2014)

 

 문 민 기

 

 

 

성소수자의 비율은 전세계 인구의 10% 정도라고 한다. 물론 성소수자의 비율을 정확히 알기란 어렵다. 하지만 많은 성소수자가 우리 주변에 있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는 성소수자들을 쉽게 만날 수 없다. 이는 성소수자가 존재하지 않기때문이 아니라 스스로의 성정체성을 드러낼 수 없는한국의 상황 때문이다.

 

혹자는 방송인 홍석천 씨가 TV에 나오는 것을 보며 동성애자가 방송에 나와 탑게이라고 일컬어지는 세상인데, 뭐가 부족하다는 거냐.”고 이야기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로서, 지금도 많은 성소수자들은 아웃팅과 여러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홍석천 씨도 스스로 방송에서 커밍아웃을 하고, 몇 년간은 사람들의 폭력적인 시선을 받으며 방송활동을 할 수 없었다. 그런 면에서 지금 홍석천 씨가 이렇게 방송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 한국사회의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다고 쉽게 치부해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냥 얻어진 변화는 아니었다. 이러한 변화는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소수자 당사자들의 투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994초동회부터 시작된 투쟁의 역사는 친구사이끼리끼리의 역사로 이어졌고, 어느새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사실 나 역시도 말로는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소수자들과의 연대 필요성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그들이 싸워온 역사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동성애자에 대해서도 이론적인 내용이나, 웹툰·영화·드라마 등의 미디어를 통한 이미지만을 접한 것이 전부였다. 그렇기에 이번 역사문제연구소에서 진행된 친구사이이종걸 사무국장님과의 간담회는 나의 무지를 깰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노란 꽃이 수놓아진 탐나는 예쁜 셔츠를 입고 오신) 이종걸 사무국장님은 친구사이20년 역사를 정말 재미있게 말씀해 주셨다! 20년이라는 긴 시간의 역사를 짧은 시간에 설명하시기 위해 말씀하시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지만, 그럼에도 이야기 하나하나가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진귀한 경험을 한 시간이었다. ‘친구사이의 역사는 한국 성소수자 인권운동의 역사이기도 했기에 다른 단체들과의 연대활동에 관한 이야기들 또한 흥미로웠다. 그리고 퀴어문화축제, 커밍아웃, 제도화 투쟁 및 정치세력화 문제, 보수기독교계로 이야기되는 차별선동세력/차별조장세력에 관한 이야기도 직접 들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종걸 사무국장님께 많은 이야기들을 듣고 가졌던 참석자들 간의 자유로운 이야기 시간에는 여러 가지 고민거리들도 제기되었다. 그 가운데 기억에 남는, 그리고 고민스러웠던 이야기 두 가지를 옮겨보고자 한다.

 

우선 동성결혼으로 주로 이야기되는 동성애자간의 파트너십에 관한 문제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김조광수-김승환 커플의 결혼으로 동성결혼에 대한 지지와 반대의 목소리들이 많이 터져 나오면서 이슈화가 되기도 했다. 동성결혼이 이슈화 되면서 동성애자들이 모두 결혼을 원하는 것인가 싶었다. 하지만 여기에도 복잡한 문제가 숨어 있었다. 사실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의 결실이 꼭 결혼일 필요는 없다. 사랑하는 이들이 굳이 결혼이 아니어도 파트너십을 인정받고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다면 동성애자들 사이에서 결혼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의료보험의 혜택을 서로 주고받을 수 없다거나, 사고가 나서 병원에서 수술을 해야 할 때 보호자로서의 자격을 행사할 수 없는 등의 문제가 있다. 동성결혼을 요구하는 것에는 이러한 한국적 문제와 맥락이 자리 잡고 있었다.

 

동성애자들도 결혼이라는 지옥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고 싶지 않을지도 모른다!(김조광수-김승환 커플의 결혼식 날, 한국기혼자협회에서 내건 현수막 문구는 이랬다. “주여! 동성커플들에게도 우리와 같은 지옥을 맛보게 하소서”) 따라서 결혼과 같은 제도적 문제와 관련해서는 생활동반자나 가족구성권 등 다양한 가족형태를 고민하는 사람들과 함께 연대해서 활동을 벌여 나가고 있다고 한다.

 

두 번째로는 게이 커뮤니티 내부의 다양성에 관한 문제이다. 다양성에 관해서는 먼저 게이의 이미지화에 대한 질문부터 논의가 시작되었다. 이는 왜 퀴어퍼레이드나 공연 등에서 몸 좋은 사람만 드러내고, 옷을 벗느냐라는 직설적인 질문에서 시작됐다. 게이 중에서도 다양한 외형과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고, 그것이 어떤 이들에게는 불편하겠지만 드러내야 하는 문제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그 방법에 대한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다. 또한 장애인이면서 성소수자인 사람들과 만나면서 이들의 드러내기에 대한 고민도 많다고 들었다.

 

다양성에 관해서는 게이 커뮤니티 안에서 드러나는 가부장성에 대한 고민도 포함되어 있었다. 게이들은 성소수자이면서도 가부장적 이데올로기가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교육을 받고 자란 생물학적 남성이기도 하다. 따라서 게이 커뮤니티 안에서도 여성혐오는 있을 수 있고, 실제로 그러한 혐오를 드러내는 사람들도 있다. 이는 페미니즘 운동이나 레즈비언 운동과의 관계 맺음에 있어 많은 장애와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다양성에 대한 고민들을 나누면서, ‘게이라는 틀을 만들고 그 안에 있는 이들을 하나의 이미지로만 사고했던 것을 반성하고, 스스로 이 문제에 대해 다시 고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담회는 당사자들 스스로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너무나 많다고 생각하고, 이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는 다시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에게, 그리고 같이 역사를 공부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고민을 던져주었다. 그것은 역사학을 공부하는 우리가 이들의 고민과 투쟁의 역사에 어떻게 연대할 것인가라는 물음이다. 과연 역사학이라는 학문을 연대의 도구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차별과 폭력의 역사를 넘어서라는 기획모임을 꾸리게 된 것도 이러한 고민에서 시작된 것이리라. 그리고 그러한 고민의 답은 아직 찾아가는 중이다.

 

 

 

간담회가 끝나고 나서는 뒷풀이가 이어져 많은 이야기와 고민들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아직 부족하지만, 이미 친구사이가 된 듯 화기애애하게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느라 뒷풀이 시간이 간담회 시간의 두 배 이상 되었던 것 같다. 그 때 나왔던 많은 이야기들은 직접 간담회에 참석한 이들만 공유하는 보상으로 남겨두겠다.

마지막으로 그날 배운 건배사를 다시 복습하면서 글을 맺고 싶다. 게이들의 술자리에서 건배사는 이렇게 한단다. 선창하는 사람이 컨그레츄!” 하면, 나머지 사람들이 레이션~!” 하면서 잔을 부딪치는 거다.

 

역사학을 공부한다는 것이 어떻게 쓰일지를 고민하면서, 그들과 연대하고 그들과 친구사이가 되기 위해.

 

 

컨그레츄!

레이션~!

 

 


 

 

문민기:

대구에서 태어났으며, 객지생활 13년차.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 대학원에서 따끈따끈한 석사논문을 썼고, 앞으로 소수자의 역사에 관심을 갖고 공부할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는 인연이 닿아 416기억저장소에서 활동 중.

 

 


 

 

 

다음 모임은 1탄 섹슈얼리티의 마지막 모임입니다.

9월 11일(금)에 애너매리 야고스의 『퀴어이론 입문』(여이연, 2012)을 읽고 '최근까지의 퀴어이론 전개'에 대해 이야기나누고자 합니다.

 

마지막까지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다립니다.

 

자세한 공지사항은 다음글을 참고해주세요.

http://kistoryblog.tistory.com/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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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폭력의 역사를 넘어서>

'친구사이' 사무국장과의 간담회

  2015년 역사문제연구소 기획모임 <차별과 폭력의 역사를 넘어서_1탄 섹슈얼리티> 4번째 모임이 8월 14일 금요일 저녁 7시에 열립니다. 이 날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의 이종걸 사무국장님의 강연을 듣고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친구사이 20년사>(2014)를 읽고 참여하시면 더욱 좋습니다! 책은 저희가 드리겠습니다!! <친구사이 20년사>는 간담회 전에 연구소에 오셔서 수령해 가시거나 간담회 당일 받아가시면 됩니다.

 

  아래 설문에 참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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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모임 차별과 폭력을 넘어서 1. 섹슈얼리티

세번째 모임(2015.7.10) 후기

  1970년대 유럽 성해방운동의 배경

 기 오껭겜, 윤수종 역, 『동성애 욕망』, 중원문화, 2014.

 김대현

(연세대학교)

 

 

 

1959년 1월 1일부터 1969년 12월 31일까지 11년 사이에 서울대학병원을 찾은 성도착증 환자는 단 11명뿐.

이나마 2명은 다른 병에 성도착증을 부수적으로 겸하고 있는 환자였는데 이들 성도착증을 세분해보면 동성애 8명, 피학증 1명, 노출증 1명, 성욕과다증 1명으로 여자는 단 3명뿐이다. 

이것을 영국의 '런던' 대학병원의 같은 11년 동안 417명의 동성애 환자와 '킨제이' 보고서에 나타난 미국의 전 백인 성인 남성의 4%의 동성애 환자와를 비교하면 1년에 한명 미만 꼴로 한국의 동성애 환자는 비교가 안 된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성을 죄악시하던 기독교의 '죄문화권'(길트컬쳐)과 성적으로 갈등이 없는 한국의 '창피문화권'(쉐임컬쳐)과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 「<스케치> "한국인의 성도착·환각제 복용 거의 없다" 서울 의대 韓東世 교수 논문」, 『동아일보』 1971.6.28., 5면.

     

 

  동성애는 오랫동안 정신분석학의 대상으로 여겨왔습니다. 기본적으로 동성애는 정신병이고, 그 병의 원인을 찾기 위해 정신분석과 상담치료와 '전환'치료의 대상이 되었지요. 정신병원에 제 발로 찾아들어온 동성애 '환자'의 차원에서, 킨제이 보고서를 통해 동성애자가 생각보다 상당한 규모로 사회 속에 존재한다는 인식으로, 병리와 치료의 대상에서 사회적 실체의 하나로 동성애가 취급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렇게 동성애를 바라보는 틀이 정신분석학에서 사회과학으로 이행되는 과도기, 그 한가운데에 있었던 한국 의학권력의 맨얼굴을 위 기사는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1972년 프랑스의 기 오껭겜이 쓴 동성애 욕망또한, 이 전환기를 살았던 지식인의 한 얼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정신분석학자가 아닌, 게이 해방운동의 한 일원으로서 말이지요. 그는 책에서 성실히 프로이트를 읽고, 그를 통해 동성애를 병리화하던 당시의 상식을 깨부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어떤 의미에선 여전히 정신분석학의 패러다임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는 한계를 지니고, 동시에 그 한계 속에서 심리적인 것이 아닌 사회적인 것으로 동성애를 해석하려는 노력의 첨단을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동성애자가 되는 '선택'은 없다. (...) '(그것은)어린이가 숨이 막힐 때 찾아내는 출구이다.'" (162-163)

 

 

  동성애를 어린 시절의 어떤 정신분석으로 설명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동성애자들은 자주 이런 질문을 대합니다. "언제부터 동성애자였나요?" "무슨 계기로 동성애자가 되었나요?" 이런 질문이 얼마나 미욱한지는 저 질문을 뒤집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언제부터 이성애자였나요?" "무슨 계기로 이성애자가 되었나요?" 그에 대한 대답은 당연히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성정체성은 그렇게 쉽게, 마트에서 물건 고르듯이 자유주의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누군가 그에 대해 대답을 한다고 해도, 그것은 자신의 인생사 속에서 재구성된 기원일 뿐, 진짜 성정체성의 '기원'과는 거리가 멉니다.

 

  헌데 이 책은 제프리 웍스의 서문에서도 지적되듯이, 거꾸로 "동성애 공포"를 가진 사람들을 이런 '정신분석'의 틀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동성애 욕망"의 반대 극항인 "동성애 공포"를 비판하려는 뜻이겠지만, 그런 종류의 이성애자(?)들을 과거 동성애자에게 해왔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정신분석'하는 일은, 버려야 할 칼의 손잡이를 거꾸로 잡는 격이 될 수 있지요. 또한 저자가 주장하는, "항문 섹스"를 하는 게이들의 "집단화"된 행동을 통해 자본주의와 가부장제를 넘어서는 "혁명"(51)을 하자는 결론 또한 과한 감이 있습니다. 물론 이는 게이 해방운동의 대두 이전에 "개인화된 동성애 관념"(59)이 만연해있던 상황에 대한 역진으로 이해됩니다만, 동성애 억압의 배경에 자본주의와 가부장제가 있을지는 몰라도,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에 대한 혁명이 동성애 해방을 통해 달성될 수 있다는 주장은 지난날 해방운동의 유토피아적 낭만으로 읽히는 느낌이 없지 않습니다.

 

 

"(정신분석 안에서의)사유화된 '개인'은 인위적 구성물이며, 이것의 사회적 기능은 자본주의 아래에서 사회 생활에 붙어있는 무질서를 파악하고 통제하는 것이다." (50)

"자본주의 사회는 프롤레타리아들을 생산하고 끊임없이 자기 자신의 한계를 규정하듯이 동성애자들을 제조한다. 동성애는 정상 세계가 제조한 것이다." (73)

"이성애 이데올로기는 생득적 또는 도착적 동성애와 병든 동성애를 동시에 필요로 한다. 운명과 잘못은 공존한다." (124)

 

 

  그러나 이 책이 오늘을 기준으로 철지난 이야기만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프로이트에서 나온 '정신의학 운동'적 경향과는 분명히 선을 그으면서(42), 정신분석학 속의 '개인'을 인위적 구성물이라 전제하고 그보다 더 본질적인 '무의식'을 전면에 내세운 프로이트의 입론을 받아 안으며, 이 무의식의 차원으로부터 이야기할 바탕을 끌어내는 그의 기획은, 이른바 '남성 지배구조''가부장제'를 이해하는 데 여전히 의미 깊은 통찰을 줍니다. 한편으로 이는 무의식과 욕망들이 속류 정신분석과 같이 주의주의적인 방법으로만 분석될 수 없으며, 사회와 체제의 투영을 거치지 않고 욕망을 분석하는 것이 거꾸로 얼마나 철지난 틀인지를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또한 "욕망은 이성애적이지도 동성애적이지도 않"(72)으며, 욕망은 "생물학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것이고(45), 욕망의 대상이 곧 그 욕망의 본성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탁월합니다. 가령, HIV/AIDS 감염취약군을 학술적으로 지목할 때, 이제는 '남성 동성애자'가 아니라 MSM(Men who have Sex with Men), 즉 남성과 섹스하는 남성이란 말을 주로 사용합니다. 전자와 후자는 같은 개념이 아니며, 남성과 주기적으로 섹스하는 이성애자도 존재합니다. 같은 성에게 성욕을 느끼는 것과, 같은 성과 섹스를 하는 것과, 스스로 동성애자라 정체화하는 것은 모두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한국의 경우, '동성연애자'는 동성과 섹스하는 사람을 가리키고, '동성애자'는 동성과 (섹스가 포함된)연애·동거를 하는, 자신의 성적 지향을 삶 속에 받아들이고 자기 삶의 양식에서 자신의 성정체성을 숙고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게이·레즈비언더러 '동성연애자'라 부르는 것이 비하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이렇게 동성애자들이 가진 다양한 삶의 부분들을 무시하고 그들을 그저 '누구와 섹스하는 자'로만 축약하는 것이 폭력적이기 때문입니다.

 

  게이·레즈비언 정체성 정치는 바로 이 점에서 착상된 것이었습니다. 그들의 동성애는 "같은 성의 성원들 간의 단순한 성활동 이상"(54)의 문제였던 것입니다. 물론 '그 이상'이 어떤 자본주의 철폐의 아이콘으로까지 나가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거기엔 자본주의와 가부장제 등 체제의 문제가 일정하게 연루되어 있었고, 보다 근본적으로는 그들이 불러온 기존의 가족제도와 성 담론의 균열 속에서, 비로소 게이·레즈비언의 고유하거나 고유하지 않은 삶의 여러 양식들, 다양한 형태의 섹스와 연애, 나아가 또 다른 '가족'의 형태가 차례로 가시화되고 이름을 얻을 수 있었던 셈입니다.

 

 

"동성애 상황은 원칙에보다는 행동에 있고,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의 구분이 사라지는 일상생활의 구체성에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할 수 없는[대단한] 유리함을 나타낸다." (200)

"동성애자는 우리가 거의 사회라고 감히 부르지 않는 또 다른 관계형식의 가능성을 가리킨다." (157)

 

 

  물론 지금도 여전히 동성애자들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궁금해하고, 성정체성을 '교정'할 수 있다고 보며, 동성애자를 한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고 그들의 존재를 박멸되어야 할 변태적 '욕망'으로만 축약하려는 시도는 여전히 벌어지고 있습니다. 동성애자들이 실제로 어떤 다채로운 생각과 경험과 생활양식을 가지고 있는지 여러 연구를 통해 충분히 증명된 오늘에도 말이지요. 이 책이 가진 시대성과 반시대성의 공존은 오늘날에도 그 낯을 바꾸어 유지되고 있는 셈입니다. 이렇게 역사란 본래 단선적으로 진행되지도 않고, 어떤 과제가 일거에 단계론적으로 극복되지도 않습니다.

 

  어느 때보다 발호가 거세어지고 그 실체가 폭로되고 있는 "호모포비아", 동성애 혐오세력을 목도하는 마음이 그러합니다. 저들의 사고와 존재는 결코 일거에 극복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동성애자의 욕망이 그렇듯, 동성애를 싫어하는 이성애자(?)의 욕망 또한 아직 채 다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욕망을 활성화한 사람들이 왜 욕망을 정당화할 필요가 있을까"란 질문은 그래서 동성애자만이 아닌, 동성애 혐오세력에게도 여전히 유의미한 질문입니다. 과연 당신들은 '동성애'에 대해, 아니 자기 자신의 '이성애', 혹은 '성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서두를 장식하는 다음의 문장은 아직도 그 생명을 잃지 않은 언명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동성애 욕망이 아니라 동성애공포이다."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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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모임 차별과 폭력을 넘어서 1. 섹슈얼리티

두번째 모임(2015.6.12) 후기

 

영화<밀크>와 성소수자의 삶

 

  김 동 주 

 

 

 

 

    올해로 16회를 맞는 퀴어문화축제가 69일부터 15일까지 서울에서 열렸다. 퀴어문화축제는 매년 6월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개최해온 축제로서, 올해의 축제 슬로건은 사회적 억압에 당당하게 저항하자는 의미에서 사랑하라, 저항하라, 퀴어레볼루션으로 정했다고 한다. 이 축제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개막식을 시작으로 15일까지 퀴어파티, 종합성병검사, 그리고 퀴어영화제 등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들을 치렀다. 그러나 이 축제는 시작 전부터 지금까지 줄곧 순탄치 못한 길을 걸어오고 있다. 개막하기도 전부터 해당 축제를 거부하는 인터넷 서명이 웹상을 달구는 가운데, 개막식이 열렸던 9일에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기독교 단체 회원들을 포함한 약 2000여명의 사람들이 축제반대집회를 열었다.

 

    나는 동성애자다. 그런 나에게 동성애라는 주제는 사실 아는 바도 거의 없고, 익숙하지 않을 뿐더러 불편하다. 아무리 머리로 동성애자 차별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해도, 무지개 깃발을 내건 포스트에 좋아요를 누른다 해도, 나에게 동성애와 관련된 이야기는 불편한 긴장을 준다. 이 불편한 긴장감은 겉으로 동성애 차별에는 반대하면서 정작 내 주변 일로 닥쳐왔을 때는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자기모순 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해, 나에게 동성애는 나와 상관없는 타자의 문제이자, 사실상 자유주의적 차원에서 지지하는 차별금지법 도입 문제였다.

 

    동성애에 관한 화제가 나올 때마다 나는 자기모순을 숨기기 위해 (고민 많은 척하는 표정으로) 한걸음 비켜선 채 살아왔다. 그런 나에게 영화<밀크>는 쉽지 않은 영화였다. 이 영화는 성소수자의 인권을 위해 싸웠던 하비 밀크(Harvey Milk)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풍의 작품이다. 영화는 하비 밀크가 40세 생일을 맞이한 1970년 어느 날로 부터 시작한다. 그는 게이로서, 40년간 본인의 삶에 솔직하지 못했던 과거를 후회한다. 이를 계기로 애인 스콧과 함께 샌프란시스코로 떠나기로 한 하비 밀크는 카스트로에 정착해 새 가게를 차리고 솔직한 자기 삶을 찾는다. 이런 그가 마주하게 된 동성애자를 대상으로 한 사회적 편견과 공공연한 폭력은, 그로 하여금 게이 인권운동을 시작하게 만든다. 3번의 실패 끝에 시의원에 당선된 밀크는 그의 동료들과 함께 당시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던 동성애 차별에 맞서 싸우고, 더 나아가 동성애차별금지 조례를 통과시킨다.

 

    영화<밀크>에서 본격적인 갈등들이 시작될 무렵, 여느 때처럼 그들의 이야기를 관람하고 있던 나는 밀크에게 SOS요청을 보내는 한 소년의 다급한 전화통화 장면을 보고 앉음새를 다잡을 수밖에 없었다. 동성애자인 그 소년은 부모님이 본인을 정신병원에 보내려고 한다는 내용을 전하면서, 이제 자기는 자살하려고 한다고 말한다. 깜짝 놀란 하비 밀크는 그 소년에게 당장이라도 자기에게 오라고, 지켜주겠노라고 하지만 그 소년의 대답은 저는 갈 수 없어요.’였다. 그 소년은 걸을 수 없는 장애인이었던 것이다. 휠체어를 탄 소년의 표정에는 벼랑 끝에선 자의 두려움이 가득하고 수화기를 붙잡고 있는 손은 죽음의 절박함으로 떨린다. 화면이 페이드 아웃되어감과 동시에 점차 커지는 그 소년의 부모님 발자국 소리는 정말 끔찍했다. 동성애에 대한 오해와 차별이 그 소년의 삶을 세상 끝까지 몰아세우는 장면은 나조차 그 게이 소년과 함께 두려움을 느끼게 했다. 그 충격은 나에게 어느 한 사회적 차별문제였던 동성애 차별문제를 한 소년의 목숨이 걸린 문제로 만들었다.

 

    이러한 장면들은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싸움이 하비 밀크 한 사람의 일대기적 투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휠체어 소년을 비롯한 수많은 성적소수자들의 목숨, 내지는 총체적 삶이 걸린 대투쟁임을 보여준다. 그렇다. 동성애에 대한 차별은 당사자들에게 총체적 삶의 문제다. 최근 한국 사회 일반이 성적소수자에 대해 인식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동성애자 차별을 반대하는 비동성애자의 대다수는 자기들끼리 좋다는데 뭐가 문제냐는 입장이다. 다시 말해, 상당수의 비동성애자들은 (동성애자에 우호적이든, 비우호적이든) 동성애를 놓고 벌어지는 문제가 개인적인 것, 가령 취향의 문제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총체적 삶의 문제는 단순히 동성애들의 성적지향을 둘러싼 사적 영역뿐만 아니라, 시민으로서 정당한 권리를 누릴 수 있는 공적인 영역까지 걸쳐있는 문제다.

 

    밀크는 학교 선생님들이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쫓겨나는 것에 반기를 들고, 더 나아가 동성애자들의 시민적 권리 쟁취를 위해 싸운다. 물론 시민으로서 마땅히 쥐어야할 권리를 외치는 것은 1차적으로 현대국가에서 선택될 수 있는 소수자의 투쟁전략이기도 하다. 하지만 1970년대의 미국, 그리고 2015년의 대한민국은 당연한 시민권이 (전략적으로 채택되기 이전에) 너무나도 절박한 사안이다. 동성애자들이 한국 사회의 공적 영역으로부터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는 현실은 나를 포함한 비동성애자들이 일상에서 좀처럼 성적소수자를 만나기 힘들다는 점이 방증해주고 있다. 비동성애자들의 규범은 그들이 공공영역에서 눈에 띠지 않게행동하기를, 더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이성애자처럼행동하기를 요구한다. 결국 공적 영역에서의 억압이 해소되지 않는 다면 동성애자들에 대한 취향존중은 성적소수자들을 집안에, 그리고 더 깊은 벽장 안에 가두는 폭력 이상이 될 수 없다.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된 한국의 성적소수자 운동은 차별문제를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문제로 끌고 왔다. 성과는 거의 전무하지만, 학생인권조례 제정 등을 비롯한 몇몇 제도적 변화 움직임도 감지된다. 그러나 총체적 삶을 위한 투쟁은 단지 차별을 금지하는 법규를 만든다고 해서한순간에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결국 성소수자 차별철폐는 이 사회 구성원들의 충실한 고민이 축적되어야 가능하다. 동성애자와 비동성애자 사이에는 아주 작은 차이가 있다. 그 차이는 아주 작기 때문에 서로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한편으로 분명한 차이 역시 존재한다. 서로간의 진정한 이해는 나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를 인식하는 곳에서 출발한다. 곧 다가올 628일은 퀴어문화축제의 피날레인 퍼레이드가 있을 예정이다. 많은 비동성애자들은 불편한 차이를 마주하게 될 예정이다. 한 발짝 떨어져 괜찮은 척했던 나는 이 기회를 빌어 더 불편해할 예정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당연한 삶을 위하여 벽장에서 거리로 뛰쳐나온 성소수자 시민들을 더 크게 환영할 예정이다.

 

 


 

 

6월 28일 퀴어문화축제의 피날레에 많은 분들이 함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퍼레이드는 28일(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립니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를 참고 바랍니다.

http://www.kqcf.org/

 

 

 

 

다음 모임은 7월 10일(금)입니다.

기오껭겜의 『동성애 욕망』(중원문화, 2013)을 읽고 1970년대 유럽 성해방운동의 배경이란 주제로 이야기나누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다립니다.

 

자세한 공지사항은 다음글을 참고해주세요.

http://kistoryblog.tistory.com/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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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모임 차별과 폭력을 넘어서 1. 섹슈얼리티

첫 모임(2015.5.8) 후기

 

후천성 인권결핍사회를 아웃팅하다: 두려움에서 걸어 나온 동성애자 이야기

(지승호·동성애자인권연대, 시대의 창, 2011)

 

  정무용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

 

 

 

  201558일 금요일 7시 경 연구소 5층 강당에 나를 포함해, 김대현, 김아람, 한봉석, 임광순 이렇게 5명이 모였다. 예상한 대로 기획 모임 안내를 보고 찾아온 이는 없었지만, 실망하지는 않았다. 사실 5명이 모두 모인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첫 모임이니 만큼 김아람 팀장은 기획 모임을 결성한 의도와 첫 주제로 섹슈얼리티를 선정한 이유, 그리고 프로그램 구성안에 대한 생각을 나머지 팀원들에게 간단히 설명했다. 지난 해 서울인권헌장이 파기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동성애에 대한 차별과 혐오, 보편적 인권이 무시되는 상황, 그리고 이에 대한 연구소 내부의 대처에 대한 비판과 성찰에서 이 모임이 기획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질병, 이주, 장애, 인종 등 다른 주제들도 다루겠지만, 이 모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섹슈얼리티, 그 중에서도 동성애를 주제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앞으로 서구에서 수입된 섹슈얼리티 관련 이론을 학습하는 것에 빠지지 말고 한국 사회의 경험에 비추어 성적 소수자 문제를 파악해 보자고 5명 전원의 합의를 보았다. 이론 학습에 치우치다 보면 이론이 현실에 앞서게 되어, 인식의 폭을 좁아지게 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우리의 장점을 살려 역사적 방법을 바탕으로 모임을 꾸리자는 것이다.

모임의 방향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 한 후 첫 모임 주제로 넘어갔다. 이 날 모임의 주제는 성소수자 이야기 듣기였고 그 이야기는 동성애자인권연대(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로 개칭)의 활동가들의 인터뷰를 모은 책인 후천성 인권결핍 사회를 아웃팅하다를 통해 간접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안타까움과 슬픔, 그리고 분노, 이런 감정들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를 휘저었다. 하지만 다시 찬찬히 되돌아보니 그러한 감정들도 어쩌면 내가 이성애자 남성으로서 성적소수자들을 대상화해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7개의 꼭지로 구성되어 있고, 미디어, 종교(‘혐오세력’), 군대, 학교, 에이즈, 가족, 동성애자 운동 등의 주제를 다룬다. 우리 5명 중 성소수자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여러 글을 쓰고 있는 김대현은 이 책의 각 장의 내용이 각 부문 별 성소수자 운동의 연혁을 보여준다고 알려주었다. 그 내용이 성소수자들의 목소리 모두를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한국 사회에서 동성애자들이 어떠한 상황에 놓여 있고 그들이 그러한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 나갔는지를 보여줄 수는 있을 것이다.

 

  이 날 모임에서는 특정한 주제에 대한 세밀한 논의보다는 각자 지금까지의 공부와 경험에서 비추어 이 책에서 다루어지는 내용들에 대한 인상을 이야기 하며 공유하였다. 하나, 하나 생각을 말하다 보니 자연스레 초점이 모였다. 그것은 성소수자 문제는 그 자체로 분리 고립되어 있는 주제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것은 우리의 주변에 편재하는 것이고, 모든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소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성소수자에 대한 증오담론같은 것들은 어쩌면 성소수자 그 자체를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다른 효과를 노리고 하는 것이 아닐까는 의구심도 갖게 되었다.

 

  모임은 이제 시작되었다. 첫 모임에서 나온 여러 생각과 구상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하나 씩 실천해 나간다면, ‘후천성 인권결핍 사회의 조건을 아웃팅 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자리에 관심 있는 여러 분들이 동참해주었으면 좋겠다.

 

 


 

 

다음 모임은 6월 12일(금)입니다.

영화 '밀크'를 감상하고 1970년대 미국 인권운동가의 삶이란 주제로 이야기나누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다립니다.

 

자세한 공지사항은 다음글을 참고해주세요.

http://kistoryblog.tistory.com/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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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별과 폭력의 역사를 넘어서 ― 1탄 섹슈얼리티

 

  차별과 폭력은 체제, 국가, 특정 지역, 특정 혐오자들에게서만 나타나는 특별한 현상이 아닙니다. 그 주체와 대상은 다면적으로 끊임없이 구성되고 있고, 극복해가는 과정 또한 대상자에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변화와 조응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한국에서 여러 분야의 운동 주체와 활동이 확장되어가고 과거에 표면화되지 않았던 주제들이 대두되는 것은 그간 지속되어온 당사자의 노력이 만들어가고 있는 성과이면서 동시에 이제는 그 역사적 접근과 연구가 필요한 때임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역사문제연구소는 앞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나타나는 -질병, 장애, 이주, 인종 등- 차별과 폭력의 문제를 우리 역사와 현실 속에서 회원 여러분과 함께 인식하고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올해, 그 첫 번째 순서는섹슈얼리티입니다. 지난 해 서울인권헌장이 파기되었던 사태를 통하여 볼 때 동성애에 대한 차별과 혐오, 폭력이 상존해있고 보편의 인권이 여전히 무시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무관심과 무지는 혐오의 다른 이름일 수 있습니다. 책과 영화도 함께 보고, 대화도 나누며’, 나와 다른 사람들을 알아가는 즐거운 기획모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공통사항

 * 시간: 매월 둘째 주 금요일 19

 * 장소: 역사문제연구소(오시는 길은 연구소 블로그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 문의: 김아람(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 010-3739-2307, aram8250@gmail.com

 * 참가비는 없습니다.

 * 프로그램은 전체 10회 중 상반기 5회에 해당합니다.

 * 프로그램의 텍스트 중 친구사이 20년사는 연구소에서 제공해 드립니다.

 * 제시된은 미리 읽어 오시면 좋습니다.

 

 

 프로그램

 성소수자 이야기 듣기

 일시: 5 8()

 내용: 동성애자인권연대·지승호, 후천성 인권결핍사회를 아웃팅하다두려움에서 걸어나온 동성애자 이야기(시대의창, 2011)

 .

 1970년대 미국 인권운동가의 삶

 일시: 6 12()

 내용: 영화 밀크 감상

 .

 1970년대 유럽 성해방운동의 배경

 일시: 7 10()

 내용: 기오껭겜, 동성애 욕망(중원문화, 2013)

 .

 한국의 성소수자 인권 운동 역사

 일시: 8 14()

 내용: 친구사이(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20년사(2014)

 강연: 친구사이 활동가

 .

 최근까지의 퀴어이론 전개

 일시: 9 11()

 내용: 애너메리 야고스(박이은실 옮김), 퀴어이론 입문(여이연, 2012)

 

 


 

 

모든 분들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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