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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0. 23. 13:24 역사교과서를 논하다

보도자료

 

고교 한국사 교과서 수정보완 사항’(교육부)에 대한 의견

교학사 책 오류의 일부만 잡고, 왜곡은 그대로 방치한 무책임 -

 

 

20131023

한국역사연구회, 역사문제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 역사학연구소

 

 

교육부의 8종 교과서 전체에 대한 수정 보완 사항이 나온 뒤, 언론의 문의가 많아서 간략히 역사단체의 의견을 밝힙니다.

 

애초부터 자체 규정을 어긴 교육부 조치

  정부 규정과 지금까지 관행에 따르면 일선 학교의 교과서 채택은 새 학기 6개월 전에 완료해야 하는 것. 그러나 오류와 왜곡이 넘쳐나는 교학사 책(교과서라고 부르지 않겠음) 하나를 비호하기 위해 기간을 연장. 더구나 8종 모두를 대상으로 검토하여 수정 보완을 요구. 이 조치들은 법과 규정을 스스로 어긴 탈법적인 것임.

  다른 교과목은 거의 채택이 끝나는 단계임. 다른 과목 교사들은 새 교과서로 수업을 연구할 때, 한국사 교사들만 12월까지 채택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을 교육부가 만들었음.

  단 하나의 책, 학계의 절대다수 해석을 무시하고 터무니없는 역사관을 강요하며 오류로 점철된 책을 비호하기 위해서 국가 기관이 취한 조치였음.

 

교육부 수정보완 사항의 허실

   921일 발표된 수정보완 사항을 보면, 교학사 책을 비호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함. 교학사 책은 애써 오류 수자를 축소하고, 다른 교과서들은 굳이 사소한 표현까지 문제삼아 수자를 늘리려 한 느낌. 그러나 어쩔 수 없이 교학사 책이 가장 많은 251건으로 다른 출판사의 2~3배에 달함.

  교육부 지적에는 교학사 책의 역대 정권 중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 대한 부정적 평가, 이명박 정권에 대한 비뚤어진 긍정 평가는 들어 있지 않음. 또 훈민정음 창제가 1줄도 안되게 서술되었다든가, 그동안 언론 등에서 지적된 많은 것들이 포함되지 않았음. 교육부 전문가협의회전문가는 언론 보도도 제대로 수렴하지 못하였음.

 

251 + = ?

  910일 한국역사연구회, 역사문제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 역사학연구소 등 4개 단체가 3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검토하여 지적한 오류와 편파해석이 298.

애초 910일 역사단체 설명회(대우재단빌딩)에서는 교학사 책은 500~600건의 지적사항이 있지만, 이 자리에서는 일부(298)만 공개한다고 했었음(수정에 친절한 도움을 주지 않겠다는 의도).

역사단체 298건과 대조한 결과 교육부에서 거론하지 않은 것들이 202건임(교육부 자체의 지적도 있음-이 중 일부는 역사단체가 공개하지 않은 것들과 일치하기도 함-)

교육부는 역사단체가 지적한 것들 중에서도 많은 것들을 제외했음. 왜 그랬을까?

단순 산술 계산만으로도 교학사 책은 교육부 251+ 역사단체 298건 중에서 교육부와 중복을 제외한 202(아래 첨부표) = 453인 셈.

  여기에 역사단체가 공개하지 않은 것들까지 합치면 더 늘어날 것임.

  역사단체가 공개적으로 지적한 명백한 사실 오류인데도 교육부는 지적하지 않았음. 대표적인 몇 가지만 아래에 예시함.

29[고구려 부흥 운동]

“(고구려 멸망) 이후 검모잠, 고연무 등이 보장왕의 서자 안승을 받들어 한성과 오골성에서 고구려 부흥 운동을 벌였지만 지배층의 분열로 실패하였다.”

고연무는 딱 2가지 기록만 있음. 현 중학 교과서 한 곳에서 고구려 부흥운동 지도에 오골성을 표시한 경우가 있었음.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가 반복 복제된 결과로 추정. 인터넷에는 고연무가 오골성에서 부흥운동을 했다는 이야기들을 더러 찾을 수 있음. 그러나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들임.

71[이야기 한국사] 향리 출신으로 중앙의 권력자들과 줄이 닿지 않았던 이규보는

사실 오류. 이규보는 향리 출신이 아니라 아버지가 이미 호부 낭중의 중앙관직에 진출해 있었고 외조부는 울진 현위를 역임한 관료였음.

75몽골의 영향으로 일부다처제가 나타났다.”

사실 오류. 원간섭기에 일부다처제를 시행하자는 주장이 있었지만 시행되지는 않았음.

* 리베르스쿨 교과서의 해당 부분을 보면 원사료가 잘 나와 있음

268쪽 제5장 예술활동 미국과 독일에서 활동하던 안익태는 해외에서 애국가코리아 환상곡을 작곡하였다

오류. 안익태의 애국가코리아 환상곡은 다른 곡이 아니라, ‘코리아 환상곡의 일부가 나중에 애국가로 불린 것임.

283교통.통신의 발달과 공간 관념의 변화이에 자급자족적 경제관념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오류. 마치 일제 강점기 이전까지 한국인들은 자급자족적 경제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썼음.

230단원소개

일본은 식민지를 자신들의 체제와 문화에 일치시키는 동화주의를 채택하였고, 나아가 융합주의를 적용하였다.”

용어혼란. 융합주의는 학계에서 검증된 바 없는 생소한 용어임. 교과서에는 학계의 검증을 거친 용어를 사용해야 하나 이 용어는 연구자에게는 물론 교사에게도 생소한 용어임. 910일 설명회에서 구두로, 일제 식민지배를 오늘날의 다문화처럼 묘사하여 식민지배를 합리화하는 듯한 저의를 가진 것으로 지적되었음에도 불구, 이 점을 지적하지 못함.

 

여전히 남은 의도적 왜곡들

  역사단체가 교학사 책에 대해 지적한 것은 무수한 사실 오류와 의도적인 왜곡이었음. 전자는 교과서로서 최소한의 품질에 관련된 것이고, 후자는 역사교육을 통한 올바른 가치관 형성 여부에 관련된 것.

  그러나 교육부는 전자의 일부를 수정보완 사항으로 담았고, 후자는 방치함.

역사단체는 교학사 책에 담긴 오류 뿐 아니라 수많은 의도적 왜곡과 편향을 지적하며 이 책이 공교육의 현장에 사용되어서는 안되는 반민주적 가치관, 비뚤어진 민족관을 주입하는 위험물임을 강조했음. 그러나 교육부 지적사항에서는 이런 편향과 왜곡은 전혀 거론되지 않았음.

  결과적으로 교학사 책의 본질적 위험성을 방치한 셈. 국가 공교육을 관리하는 당국으로서는 직무유기인 셈.

  우리는 교학사 책이 일부 오류를 수정하더라도 이런 왜곡은 개선될 여지가 거의 없다고 판단함. 본질이 바뀌지는 않을 것. 일선 교육현장에서 사용되어서는 안되는 반역사적 책일 뿐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과 시험에 착란을 일으킬 정도로 부실한 책이라는 점은 변함없으리라 생각함.

 

 

 

** 아래의 첨부문서에는 본글의 내용과 역사 4단체가 지적한 바 있는 교학사 교과서의 오류 중 교육부 수정보완사항에 언급되지 않은 바들을 모아뒀습니다. 수정없는 배포는 적극 환영입니다.

 

 

131023교육부수정권고(역사단체의견).hwp

 

131023교육부수정권고(역사단체의견).pdf

 

posted by 역사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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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사판 한국사바로보기

 

 

공주대학교 역사교육과 지수걸

 

 

* 본글에 현재 실려있는 내용은 지수걸 교수님께서 최초에 제공해주셨던 파일의 서론격입니다. 현재 제공하는 파일은 수정후 새로 게시해줄 것을 요청한 글로 변경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변경된 사항은 빨간 글씨로 적으니, 참고바랍니다.

  

  이명희 교수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집필하고 있다는 소식은 오래 전에 들어서 알고 있었습니다. 그때 이명희 교수가 함께 교과서를 써 보지 않겠느냐는 말을 했던 기억도 납니다. 몇몇 분들로부터 이와 유사한 제안을 받은 바는 있으나, 저는 그때마다 뜻도 능력도 없다고 말하며 고사를 하곤 했습니다. 게다가 20년 이상 공주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로 살아왔으나 저는 한 번도 교육부나 국사편찬위원회의 부름을 받아 본 일이 없습니다. 이건 제 자랑입니다.

 

  2011년 교육과정 논쟁이 한창일 때, 저는 전국역사교사모임 게시판에 강남 귤, 강북 탱자라는 제목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론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와 똑같은 이유로 교학사판 한국사 바로보기라는 제목의 글을 여러 역사연구단체의 게시판에 올립니다. 현장에서 한국사를 가르치고 계신 선생님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교학사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까지도 저는 큰 걱정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교육과정과 집필기준이 있고, 또 검정과정을 통과해야 하는데 설마 소문처럼 썼겠는가, 그런 생각을 오히려 더 많이 한 편입니다. 심지어 교과서 검토를 다급하게 부탁하는 분에게, “검정을 통과했다는 8종 교과서, 무슨 큰 차이가 있겠느냐라고 하면서, 노파심에 심지어는 남송(南宋) 시대 여조겸(呂祖謙)이라는 사람이 쓴 '동래박의'의 한 대목까지 인용한 적도 있었습니다.

 

  “소인의 죄악을 심하게 책망하는 것은 소인의 죄악을 너그럽게 용서하는 것이요, 소인의 죄를 지나치게 많이 늘리는 것은 소인의 죄를 줄여 주는 것이다(甚小人之惡者 寬小人之惡者也 多小人之罪者 薄小人之罪者也).” 따라서 소인배들을 벌하고 할 때는 한 마디의 잘못(一言之誤)’, ‘한 글자의 오차(一字之差)’도 있어서는 안 된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교과서 공개 이전부터 있었던 권희영 교수의 남노당 사관운운하는 도발적인 발언들을 접하면서도, ‘어쩌면 이건 낚시밥이나, 덫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한 편입니다. 하지만 교학사 교과서를 다 읽어본 뒤, 제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가 저들을 너무 과대평가’(?)했던 것 같습니다.

 

  9월 초 교과서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여러 가지 우려와 기대(?) 가운데, 교학사 판 한국사를 머리말부터 찬찬히 훑어 봤습니다. 한국역사연구회, 역사문제연구소, 역사학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가 공동으로 작성한 뉴라이트교과서 검토(고등학교 한국사’, 교학사), 다들 보셨죠. 이 문건의 지적처럼 문제가 많더군요. 이 지경일 줄은 몰랐습니다.

 

  요즘이 바야흐로 입시철인데 학과 게시판은 폐쇄되고, 인터넷에는 저희 학과와 관련한 각종 야유와 험담이 난무하는 등 요즘 학과 꼴이 말이 아닙니다.그런 교수 밑에서 뭘 배울지 학생들이 불쌍하다거나, “앞으로 공주대 출신들은 역사 선생 해먹기 힘들겠다.”는 둥 듣기 민망한 말들이 많더군요. 게다가 뜻있는 동문들이 이명희 교수의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사태가 점차 복잡해져 가고 있는 형편입니다.

 

  제가 요즘 저희 학과 학과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게다가 학생들에게 한국 근현대사’(한국 근대사, 한국 현대사, 한국 근현대 민족운동사, 해방과 분단의 역사, 한국 근현대사의 이해)를 가르치고 있는 건 이명희 교수가 아니고 바로 저입니다. 제 심정이 오죽하겠습니까? 그저 참담할 뿐입니다. 해서 짧게나마 제 입장을 밝히고자 이 글을 쓰기 시작했으나, 본의 아니게 장문의 글이 되고 말았습니다. 현장 교사 분들이 교과서를 선정하실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첫 번째로 머리말이야기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다른 교과서의 머리말이 어떠한지 잘 모르겠으나, 우선 독특한 부제부터 눈에 뜨이더군요. ‘탐구하는 정신을 위하여라니, 무슨 선언문이나 성명서 제목 같지요. 쌩뚱맞게스리, ‘여러분은이라는 말로 시작해서, “여러분의 탐구 정신을 위하여 아낌없는 지원과 격려를 하겠습니다. 대표 집필자 권희영으로 머리말을 맺고 있더군요.

 

  게다가 문장 또한 어색하기 짝이 없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국사편찬위원회 명의로 작성된 초중등학교 교과용 도서 편찬상의 유의점 및 검정기준(2011.9)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를 보면, “·탈자, 문법오류, 비문 등 표기·표현상의 오류가 없이 정확하게 기술하였는가?”라는 항목이 보입니다. 머리말만 보면 어떻게 검정을 통과할 수 있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을 지경입니다.

 

  추측컨대, 머리말은 심사대상이 아니었던 듯싶습니다. 하긴 시험에 나오는 것도 아닌데, 교사든 학생이든 그걸 누가 읽는다고 심사를 했겠습니까? 단 두 페이지에 불과한 글이긴 하나 참으로 많은 말을 했더군요. 오묘한 비문들이 수두룩하나 참을성 있게 읽어 보면 흥미로운대목을 많이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 이하의 내용(총 A4 38쪽)은 첨부파일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찬찬히 감상해주시고, 많은 배포 및 전파를 환영합니다.

 

 

 

지수걸_교학사판한국사바로보기(수정본).pdf

 

 

<이후 글의 목차>

우파 교과서일까, 저질교과서일까?

누구를 위한 누구의 역사일까?

 머리말」에 보이는 편사의 원칙과 방법

단원 제목이나 연표 정리의 책략성

'역사 필연론' 혹은 '고육책론(차선책론)'

교과서 서술에 활용한 주요 이론과 담론

'탐구 학습'을 빌미로 한 역사왜곡

교과 내용의 중대한 오류나 왜곡

기타의 책략적 서사기법이나 수사법

나머지말

 

* 목차에서 빨간 표시가 된 부분들은 기존의 글에서 추가되거나 재편된 제목들을 표시한 것입니다. 그 외에도 글 내부에도 크고작은 수정이 있으니 글 전체로 다시 한번 읽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역사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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