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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

『역사문제연구』 42호 (2019년 하반기) ● 책머리에 전 세계가 시위의 열기로 뜨겁다. 6월 홍콩에서 시작된 범죄인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가 대표적이다. 한 홍콩인 남성이 대만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다시 홍콩에서 돈을 훔친 사건에 대해, 홍콩에서는 홍콩에서 일어난 절도만 처벌할 수 있었던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언뜻 보면 범죄인을 대만에 인도해 살인죄도 적용할 수 있게 한다는 송환법의 취지에 반대할 이유는 전혀 없어 보인다. 그러나 200만 홍콩 시민이 그에 반대해 거리에 나선 배경에는 중국 정부에 대한 오랜 불신이 있었다. 홍콩은 아편전쟁 이후 150년 동안 영국에 할양되었다가 1997년 중국에 반환되었고, 중국의 일개 행정구역이면서도 독자적인 헌법, 행정부, 법원을 보유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그러나 중국은 행정장관을 간접 선출하게 .. 더보기
『역사비평』 통권129호 / 2019년 겨울호 주보돈의 시론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가야사 붐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분석하고 그 문제점을 지적한다. 원로 고대사학자는 역사가 지역 정치와 개발의 소재로 오용되는 와중에, 학문적 연구와 성찰은 사라지고 이벤트성 행사와 역사상의 왜곡만 남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가야사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역사가 정치에 종속될 때 역사는 오히려 그 사회적 효용성을 잃게 된다. 그렇다고 역사가 정치와 현실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도 없다. 역사는 끊임없이 현실에 의해 부름받기 때문이다. 역사의 정치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이지만 정치에 매몰되지 않는 긴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양한 주체의 자발적 봉기, 혹은 공화국 시민주체의 확립 ―우리는 3·1운동 100주년을 어떻게 기억했는가? 최근 3·1운동에 대해 진지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