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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소식/역사비평 & 역사문제연구

역사비평 2014년 여름호(107호) 소개

역사비평 2014년 여름호(107호)가 나왔습니다.

 

본 역사비평은 역사문제연구소의 후원회원이 되어 받아보시거나 시중의 서점을 통해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당연히 연구소에서는 전자를 추천해드립니다. :)

 


 

 

"흔히 사람들은 역사를 거울에 비유한다. 그렇다면 성찰은 역사에 우리의 모습을 비춰보는 행위다. 역사비평은 우리의 민낯을 드러내는 거울로서의 역할을 회피하거나 방기하지 않고 책임있게 수행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복원력강화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 관심 있는 독자라면 이번호 표지가 평소와 달리 회색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을 것이다. 이 회색은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표시이자 맡겨진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역사비평의지의 표현이다."

―「책머리에중에서

 

 

 

 

우리사회의복원력강화를염원하며

[지금여기] ‘세월호기억저장소만들자

  국가적으로 큰 사건이 터지면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또 문제해결을 위해 요란한 대책들을 쏟아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모두가 크게 바뀐 것 없는 일상으로 돌아갔다가 결국 언젠가 똑같은 사건을 맞이한다. 이런 악순환을 우리는 너무 많이 경험해왔다. 한국인들에게 한국전쟁과 맞먹는 트라우마를 안겨준 세월호 사건은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김익한은 지리멸렬하며 무책임하기까지 한 정부를 배제하고 시민의 힘으로 기억 저장소로서 아카이브를 만들어 세월호 사건을 성찰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리고 아카이브 구성 과정에서 지켜야 할 세 가지 가치(신뢰성, 민주적 참여, 소통)를 제시하고 아카이브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준비 과정에 대해 언급한다. 현재 시민사회 곳곳에서 세월호 사건 관련 기록을 모으고 정리하고 지켜내자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이 글은 유용한 지침서가 될 수 있다. 세월호 사건의 진상규명을 정부에만 맡길 수 없는 만큼, 민간 차원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서라도 세월호 관련 기록의 수집과 보존은 시급히 진행되어야 한다.

 

 

역사교육과역사교과서에대한모색의출발점

[특집] 역사교육을묻는다

역사교육과역사교과서에대한4개의질문,10인의응답

  이 특집은 작년부터 이어진 한국사 교과서 논쟁을 돌이켜보며, 보다 근본적으로 또 지속적으로 이 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기획되었다. 작년 교학사 교과서를 중심으로 진행된 한국사 교과서 파동은 결국 교학사 교과서 채택율 0%라는 결과로 마무리되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한국사 교과서를 아예 국정으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노골화되고 있다.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쩌면 더 큰 싸움이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한국사 교과서를 둘러싼 기존 논쟁들을 잘 살펴보면, 논의가 우편향이냐 좌편향이냐, 민족적이냐 반민족적이냐의 이분법적 구도로 진행된 면이 강하다. 이는 역사교육과 역사 교과서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과 풍부한 논의를 봉쇄할 우려가 있다. 이제는 역사교육과 역사 교과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할 때다. 이에 역사비평은 보다 긴 호흡을 가지고 역사교육과 역사 교과서에 대해 계속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이번 특집에서는 그 첫 순서로 역사교육을 묻는 4가지 질문을 준비했다. 그리고 한국사학계의 원로, 중견, 신진학자는 물론 현직 교사, 그리고 동·서양사, 철학, 교육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이 질문을 던졌다. 이들은 각기 자신의 관점에서 다양한 논의를 전개하고 있으나, 대부분 역사교육이 가져야 할 비판적이고 성찰적인 자세를 강조하면서 정부의 개입이 역사교육의 퇴행을 가져올 것임을 지적하고 있다. 폭주하는 국가가 역사교육마저 붕괴시킬 수 있다는 경고다. 이는 역사와 역사교육을 고민하는 많은 이들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부디 우리 사회가 전문가들의 고언을 진지하게 경청해주었으면 한다.

 

 

자연과인간의역사는어떻게만날있는가

[기획] ‘17세기위기론중국,조선의사회변동

  1990년대 이후 한국사학계에서는 17세기가 소빙기였고 이러한 자연현상이 당대 사회 변화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거대담론이 사라져가는 상황에서 소빙기론은 새로운 거대담론으로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정작 이와 관련한 실증적인 연구는 부족한 편이다. 소빙기 혹은 자연재해의 영향을 지나치게 부풀리지 않으면서도 그것이 당대 사회 변화에 끼친 영향을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먼저 김성우의 논문은 17세기 조선 사회가 단순히 위기 상황에만 처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동시에 경제적으로 번성했음을 보여준다. 17세기 중에서도 1660년대까지는 꾸준하게 경제가 성장했으나 1670년대 이후에는 사회양극화, 소빙기적 대재난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역사 연구에서 연구 대상이 되는 시기를 보다 다양한 각도에서 중층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해준다. 조영헌의 논문은 중국사를 중심으로 17세기 위기론과 관련한 최근의 연구성과를 정리하면서, 은 유입의 감소와 비정상적인 기후 변동이 17세기 전반기, 특히 1630년대 후반에서 1640년대 전반기에 동시적·집중적으로 발생함으로써 명조의 멸망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한다. 이를 바탕으로 조영헌은 역사 연구의 시야를 인간과 자연의 역사로 확대하는 새로운 지구사적인 인식론과 방법론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역사 연구에서 시야를 확대하면서도 연구 대상이 갖고 있는 다양성과 복잡성을 함께 고민하는 것은 쉽지는 않지만 언제나 중요한 덕목이다.

 

 

베트남전쟁낯설게보기

[기획] 베트남파병50,다른시선

  올해는 한국이 베트남전쟁에 군대를 파병한 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한국 현대사에 베트남전쟁 파병이 갖는 의미를 고려한다면 벌써 다방면에서 관련 행사들이 줄을 이을 것처럼 보이지만, 생각보다 조용하게 넘어가는 것 같다. 이는 최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과 베트남 정부가 껄끄러운 과거의 적대 경험이 다시 기억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술적인 차원에서 한국군의 베트남전쟁 파병은 중요하게 다뤄질 필요가 있다. 특히 그동안의 인식틀을 뛰어넘어 베트남전쟁에 대한 우리의 시야를 보다 확대시켜야 한다.

 

  재미사학자인 곽태양의 논문은 원래 영어로 작성된 글을 번역한 것이다. 곽태양은 베트남전쟁 파병이라는 특정 사건에만 주목한 기존 연구들과는 달리, 베트남전쟁이 박정희 정권 18년을 관통하는 결정적인 동력이었으며 베트남전쟁이 없었다면 박정희의 장기집권은 불가능했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한국의 발전 모델은 전쟁과 군사주의라는 맥락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미 국무부 문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이 논문은 세부적으로 보았을 때 몇몇 논쟁적인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지만, 베트남전쟁에 대한 기존 논의와 구별되는 거시적인 관점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재용의 논문은 우리에게 베트남전쟁을 오키나와를 통해 바라볼 것을 촉구한다. 김재용은 베트남전쟁과 조선인 종군위안부문제를 다룬 오키나와 작가 마타요시의 소설을 분석하면서, 그 속에 담긴 아시아적 상상력에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아시아적 상상력을 통해 베트남전쟁 배후에 도사리고 있는 1차 세계대전 이래의 미국의 신제국주의를 비판적으로 통찰한다.

 

 

차     례

 

[책머리에] 우리 사회의 복원력강화를 염원하며 / 오제연

 

[지금여기]

     세월호 기억 저장소를 만들자 / 김익한

    드레스덴, 한반도 통일 역사의 에피소드? / 이동기

 

[특집 역사교육을 묻는다역사교육과 역사 교과서에 대한 4개의 질문, 10인의 응답]

    정부 간섭은 역사교육의 퇴행을 가져올 뿐 / 이만열

    비판과 성찰, 문제해결과 창의력의 토대로서 역사교육 / 강선주

    무엇을 고민할 것인가 / 최우석

    ‘비판적 국민형성을 위한 역사교육으로 / 장미현

    정체성 교육을 넘어 시민 형성으로 / 김육훈

    역사학, 역사교육, 민주주의 / 하종문

    문자 그대로의 역사교육과 민주시민 양성 / 나인호

    역사교육을 향한 철학적 제안/ 박구용

    배우는 자의 권리를 생각한다 / 정병욱

    역사학계의 관심과 자율적 개입의 확대 / 권내현

 

[기획 17세기 위기론과 중국, 조선의 사회변동]

    전쟁과 번영17세기 조선을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 / 김성우

    ‘17세기 위기론과 중국의 사회 변화명조 멸망에 대한 지구사적 검토 / 조영헌

 

[베트남 파병 50, 또 다른 시선]

    한국의 베트남전쟁 참전 재평가 / 곽태양

    오키나와에서 본 베트남전쟁 / 김재용

 

[아래로부터 역사읽기]

    총을 든 시민들, 시민군 / 노영기

 

[기획연재 21세기 역사학을 찾아서 소비사]

    서구 소비사의 현황과 전망 / 설혜심

 

[역비논단]

    카이로회담의 한국 문제 논의와 카이로선언 한국조항의 작성 과정 / 정병준

 

[기획서평]

    역사를 옹호하며역사적 유물론과 실천적 실재론 / 장문석

 

[서평]

    평화의 정치는 가능한가? / 이재승

    (김동춘, 『』전쟁정치한국정치의 메커니즘과 국가폭력, , 2013)

    누가 북폭의 상흔에 응답할 것인가? / 김학재

    (김태우,폭격미공군의 공중폭격 기록으로 읽는 한국전쟁, 창비, 2013)

    식민지의 일상, 지배와 저항의 함수 / 백승종

    (정병욱, 식민지 불온열전미친 생각이 뱃속에서 나온다, 역사비평사,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