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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소식/역사비평 & 역사문제연구

역사비평 2014년 겨울호(109호) 소개

 

역사비평 2014년 겨울호(109호)가 나왔습니다.

 

본 역사비평은 역사문제연구소의 후원회원이 되어 받아보시거나 시중의 서점을 통해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당연히 연구소에서는 전자를 추천해드립니다. :)

 

 


 

 

우리 삶의 주도권을 되찾아야 합니다.

  탐욕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 일합시다.

  목숨 부지하려 버티는 게 아니라,

  살아가기 위해, 축배를 들기 위해, 춤추기 위해, 노래하기 위해,

  자유로운 인간으로서!”

  

 

 

특집: 진상규명, 어떻게 해야 하나

  이번 호 특집은 진상규명이다.

  강성현은 한국의 과거사 진상규명 사례들의 쟁점을 검토 평가하고, 이를 통해 세월호 참사를 진상규명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퇴행적인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된 지금 이 시점에서, 피해자·유족만이 아니라 아픔에 공감하는 사회 각계각층이 참여하여 국가와 법 중심을 넘어서 피해자와 사회 중심의 진상규명으로 나아갈 것을 역설한다.

  김영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진실화해위원회 사례를 검토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부여된 수사권, 소환권과 사면권을 바탕으로 화해나 용서에 앞서 진실을 추구했고, 이에 국민들은 신뢰와 동의, 참여로 응답했다. 이로써 진실화해위원회는 흑백 간의 사회적 통합을 이루어내고 민주화와 개혁을 위한 디딤돌이 되었다.

  장준갑·심인보는 미국 9·11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직 과정, 청문회 과정, 그리고 진상조사 보고서의 특징을 소개하였다. 진상조사위원회는 내부 책임 요소를 명확히 적시하지 않는 등 한계가 있지만, 애초의 예상과 달리 사고의 원인 규명에 접근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런 성과를 추동한 힘은 희생자 가족들의 진상규명 의지, 언론의 지속적인 지지보도, 일반인의 관심과 지지였다.

  ‘세월호 특별법제정을 계기로 한국 사회는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진실을 외면하고 후퇴할 것인가, 아니면 진실을 통해 거듭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때이다. 모쪼록 이번 특집이 진상규명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세월호 참사에 비춘 과거와 현재이순신과 문창극

  두 편의 시론도 계획한 바는 아니었지만 세월호 참사와 유관하다. 올 여름에 개봉한 영화 <명량>이 역대 최고 관객 수를 기록한 원인은 여러 가지 있겠지만, 세월호 참사가 기여한 바도 크다. 참사로 온 국민은 지도자 부재를 절감했고, 명량해전을 이끈 이순신은 그 허전함을 달래주었다. 오종록은 영화 <명량>을 계기로 권력에 복종하기보다는 현장 지휘자로서 합리적 판단과 자율적 지휘를 통해 나라가 아닌 백성을 구한 장수로서 이순신을 재조명한다. 지난 6월에는 현 정부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중앙일보』 주필을 지낸 문창극을 총리로 임명하려다 실패하고 사퇴 의사를 밝힌 총리를 재활용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총리 지명부터 사퇴에 이르는 과정에서 언론계에 식민사관이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는지 드러났다. 손석춘은 언론이 식민사관을 양적·질적으로 확대재생산하면서 한국 사회의 오늘과 미래의 발목을 잡고 있는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초점: 미중관계와 한반도, 역사로부터의 교훈

  국내에서 세월호로 국가의 부재를 한탄하고 있는 사이에도 국제무대에서는 국가의 이름을 내걸고 숨 가쁘게 협상과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의 부상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은 요동치고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번 호에 초점으로 미중관계와 한반도를 다룬 이유이다. 마상윤1970년대 데탕트 이후 미중관계 및 동아시아 국제정치의 역사적 흐름을 검토하여 지속 내지 반복되는 현상과 패턴을 찾아낸 뒤, 현재 중국의 부상에 따른 변화 가능성과 그 가운데 한국이 취해야 할 진로를 탐색했다. 장기적 시각에서 미중관계의 추이를 이해하고, 이러한 이해에 기반하여 전략을 세우고 실천할 것을 주문한다.

 

 

기획: 동아시아적으로 사고하기

  마침 기획도 동아시아 연구의 관점으로 배항섭, 황쥔지에의 글을 실었다. 배항섭은 동아시아사 연구에 널리 퍼져 있는 서구·근대 중심주의를 강력히 비판하며 비서구의 자율성을 살리고 전근대에 의한 근대의 심문을 통해 근대와 그 너머를 새롭게 보자고 한다. 타이완의 황쥔지에20세기 동아시아라는 관점의 역사와 문제를 소개한 뒤, 새로운 동아시아적 관점으로 공통점과 차이점에 유의하는 비교문화사적 관점을 제기한다. 바야흐로 우리가 통과하는 시대는 보편보다는 특수, 공통보다는 차이를 강조하는 시대인 것 같다. 특수와 차이들에 갇히지 않고 어떻게 소통의 기초를 닦을 것인지, 이 또한 우리 시대의 과제이다.

 

 

역사교육과 역사 교과서, 발전적 대안을 찾아

  이번 호에도 두 연재기획은 계속된다. ‘역사교육과 역사 교과서의 세 번째 편은 한국과 타이완의 사례다. 정병욱 은 현행 한국사 교과서의 1922년 제2차 조선교육령 관련 서술을 검토하면서 교학사 교과서의 사실 선택과 확인의 문제, 여타 교과서들의 역사적 사실과 괴리를 지적했다. 역사적 사실과 역사적 교과서의 균열을 집단적 역사의식 창출의 계기로, 실감나는 역사교육의 통로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추스제1990년대 중반 이후 타이완 역사교육의 쟁점을 검토한다.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식민지와 분단 경험을 지닌 타이완에서 이 문제가 어떠한 고민과 논쟁을 거쳐 교과서에 서술되어왔는지 흥미롭다. 그는 대만 역사교육을 구출하기 위해서 전세계 진보운동과 연대를 맺으며 역사수정주의일본 식민 통치 미화론과 싸울 것을 촉구한다.

 

 

새로운 시대의 역사학을 찾아서

  ‘21세기 역사학의 여덟 번째 주제는 영상역사이다. 허은은 한국 현대사를 다룬 기록영화들을 비판적으로 활용하여 제국-국민국가서사 외부/너머의 역사를 드러낼 가능성을 제시한다. 아울러 영상 연구의 활성화를 위해 공개 영상자료의 공공재화를 촉구한다.

 

 

 

  역사비평 편집위원회는 이번 호부터 세기를 건너며라는 제목으로 세계의 학자들과 대화하는 자리를 새로 마련하였다. 인류의 역사가 발전을 멈춘 듯한 혼돈의 21세기에 절망과 희망이 극단적으로 오갔던 20세기를 되돌아보며, 더 나은 세계와 학문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남겨둘 것과 챙겨 가야 할 것을 같이 고민해보는 자리이다. 첫 번째 대화 상대는 러시아사에서 출발하여 북한 현대사와 한국전쟁으로 관심을 넓히면서 동아시아 역사인식의 새로운 지평을 연 와다 하루키이다. 와다는 유토피아 상실의 21세기에 여전히 유토피아의 존재를 증언하는 것이 역사가의 소명이라 한다.

  

 

차          

 

[책머리에] 배반의 시대, 연대를 위해 / 정병욱

 

[시론]

 21세기 한국 사회와 이순신 / 오종록

식민사관의 확대재생산과 한국 언론 / 손석춘

 

[특집: 진상규명, 어떻게 해야 하나]

과거사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둘러싼 쟁점과 평가 / 강성현

남아공 시민사회와 진실화해위원회 / 김영수

미국 9·11 진상조사위원회 활동과 보고서 / 장준갑·심인보

 

[기획: 동아시아 연구의 관점]

동아시아사 연구의 시각서구·근대 중심주의 비판과 극복 / 배항섭

동아시아적 관점에서 생각하기 / 황쥔지에(유동재 옮김)

 

[대화: 세기를 건너며 와다 하루키]

유토피아로서 지역주의와 역사가의 임무 / 와다 하루키·남기정

 

[연재기획: 역사교육과 역사 교과서 ③]

19222차 조선교육령과 현행 한국사 교과서 / 정병욱

대만 지구 중등학교 역사교육의 쟁점중일갑오전쟁 120주년에 즈음하여

 / 추스제(주윤정 옮김)

 

[초점]

미중관계와 한반도1970년대 이후의 역사적 흐름 / 마상윤

 

[기획연재: 21세기 역사학을 찾아서 영상역사]

기록영상물의 공공재화와 영상역사 쓰기제국-국민국가서사를 넘어서 / 허은

 

[역비논단]

두 밀사경성지방법원 정재달·이재복 사건기록과 그 실제 / 임경석

 

[서평]

꺾이고 접힌 식민농정 / 안승택

(정연태, 식민권력과 한국 농업일제 식민농정의 동역학, 2014)

학살에 관한 두터운 기술의 시작 / 최호근

(한성훈, 가면권력한국전쟁과 학살, 2014)

신분상승, 어느 노비 가문에 투영된 연구자의 로망 / 전경목

(권내현, 노비에서 양반으로, 그 머나먼 여정어느 노비 가계 2백 년의 기록,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