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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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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비평 2014년 가을호(108호)가 나왔습니다.

 

본 역사비평은 역사문제연구소의 후원회원이 되어 받아보시거나 시중의 서점을 통해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당연히 연구소에서는 전자를 추천해드립니다. :)

 


 

"무책임한 권력은 자신의 책임을 외부 환경 탓으로 돌리거나 희생양을 찾아 책임을 모면하려 한다. 불행하게도 역사는 그 과정이 폭력적이거나 교활하다는 사실을 되풀이해서 보여준다. 때때로 권력은 무책임으로 빚어진 참상에 일시적으로 공감하는 모양새를 취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일관되게 무책임의 진실이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하며 그것에 질문하는 것을 불온하게 여긴다. 세월호 유가족의 슬픔에 공감하는 것은 시민의 보편타당한 덕목으로 용납되지만 왜 한 사람도 구조되지 못했는지 그 근본 원인을 묻는 것은 불온한 행위로 간주되는 것이다. 하지만 무책임에 끊임없이 질문하지 않는 한 진실은 은폐되고 위로는 순간으로 남게 될 뿐이다. 교황의 위로가 우리 사회에 한 줄기 빛을 가져다준 것은 사실이지만 남은 과제는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우리 스스로 반복해서 질문을 던지고 진실을 파헤쳐 나가는 일일 것이다."

―「책머리에중에

 

 

 

세월호 참사를 예비한 한국사회의 역사와 구조를 돌아본다

[특집] 무책임의역사와제도

  이번호 특집은 세월호 사태를 통해 절감하게 된 무책임의 역사와 제도에 관한 성찰로 꾸며졌다. 염복규의 글은 197048일 준공 세 달 만에 무너진 와우아파트를 통해 붕괴된 도시 개발과 건설 신화를 살펴본다. 단지 일으켜 세워놓은 판자촌에 불과했던 당시의 시민아파트들은 부실공사와 비리, 속도전, 입주권 전매 등으로 준공 전부터 위험에 처해 있었다. 와우아파트의 붕괴는 당시 시장이었던 김현옥류 개발 신화의 종말을 알리는 것이었지만,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가 보여주듯 왜곡된 건설 신화는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필자는 이러한 현상의 근원을 청산되지 못한 개발독재형 압축 근대화의 유산, 성장의 빛은 과시하되 그 이면의 그늘에 대해서는 눈감아온 권력의 무책임성에서 찾는다.

 

  세월호 이후 한국 사회는 원자력 발전의 위험에 더 주목하게 되었다.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알 수 있듯이 만일 한국의 원전에서 세월호와 같은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박진희는 시민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원전 수출과 확대 정책을 지속하고 있으며 안전 정책은 원전 진흥과 확대 정책에 종속되어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필자는 원전판 세월호 참사를 막는 길은 시민사회의 안전에 대한 지속적인 질문과 탈핵, 반원전운동의 강화에 있음을 놓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는 한편으로 한국의 관료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계기가 되었다. 강원택은 박정희식 경제개발계획의 성공적 수행으로 우리 사회에 관료제에 대한 높은 평가가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고 본다. 관료 집단은 유능하고 전문적이며 불편부당하고 비정치적이라는 신화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화는 권위주의 체제하에서 민주주의가 제 역할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기도 했다. 그런데 민주화 이후 정치적 통제가 느슨해지면서 관료 조직은 독자적 자율성을 확대하고 마침내 관피아문제를 야기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따라서 필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치의 회복, 즉 관료제에 대한 정치적 통제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장진호는 재벌에 의한 무책임의 경제(economy of irresponsibility)’가 전개되는 양상을 살피고 있다. 식민지시기 국가권력과의 유착을 통해 성장한 자본은 해방 후 정치적 자본가로서의 속성을 강화하였다. 박정희 정권기 재벌은 국가 경제개발의 하위 파트너로 존재하며 온갖 특혜를 업고 무책임한 부채 의존형 투자에 몰두하였다. 이들은 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적 기조에 편승하여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무책임의 경제를 정당화해 나갔다. 재벌의 무책임 경제는 외환 위기에도 불구하고 결코 축소되지 않았는데, 이는 결국 경제 민주화와 정치 민주화는 물론 국민의 기본적 생존권마저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필자는 경고한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일련의 사건을 통해 이것이 과연 국가인가?’라는 울분 섞인 물음이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일찍이 『논어』 안연편에서 공자는 정치의 요체를 풍족한 식량(足食), 풍부한 군사(足兵), 백성의 신뢰(民信)로 보면서도 그 핵심적인 가치를 신뢰에 두었다. 백성의 신뢰 없이 국가는 존립할 수 없다(民無信不立)는 것이다. 여기에서 신뢰란 위로부터의 책임과 소통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도 여실히 적용될 수 있는 가치이다. 『역사비평』이 종종 국가의 품격에 관해 언급하였고 이번호에서 무책임의 역사를 고찰하였듯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국가의 존재 이유와 책임에 대해 질문해 나갈 것이다.

 

 

1차대전 100주년에 되새기는 전쟁의 역사와 동아시아적 함의

[기획] 1대전발발100주년

  ‘기획코너에는 1차 대전에 관한 두 편의 글을 실었다. 1차 대전 발발 백주년이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가 무엇인지를 찾기 위해 우선 강창부는 서구 학계의 1차 대전 연구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였다. 1차 대전에 관한 역사서술의 시기별 변화 과정과 쟁점을 다룬 그의 연구는 한국 학계의 관련 연구를 촉발하고 나아가 우리 역사와의 연관성에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당초 기획했던 1차 대전 당시 한국인들의 인식을 다룬 글이 빠진 것은 아쉽다.

 

  김준석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이르는 독일의 급속한 성장과 영국의 불안, 경계심이 1차 대전의 근본 배경이었다고 언급한다. 마찬가지로 21세기 중국의 급격한 부상을 경험하고 있는 동아시아 국제정치를 이해하는 데 1차 대전이 흥미롭고 유용한 교훈을 제공한다고 그는 보고 있다. 1차 대전 당시의 현실, 즉 국력의 불균등한 신장이 미치는 국가 간 갈등, 경제적 기회비용에 대한 고려를 넘어서는 정치적·안보적 이슈, 그러면서도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는 못한 민족주의 문제를 오늘날 점증하는 동아시아 갈등에 참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의 역사교육과 역사교과서를 통해 묻는다

[연재기획] 역사교육과역사교과서독일,스페인편

  ‘연재기획은 역사교육과 역사 교과서에 관한 시리즈의 두 번째 편이다. 이명박 정부부터 본격화된 근현대사 교과서 논란은 교학사판 한국사 교과서 파동을 지나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로 치닫고 있다. 1974년 유신 정권이 역사 교과서를 처음 국정화하면서 내세운 통일적 역사인식이라는 철지난 상품을 다시 강매하려는 정부의 반시대적 퇴행이 놀라울 따름이다. 우리와는 달리 교과서 발행과 승인 제도가 점차 유연화하면서 검정제로부터 자유발행제로 이행하고 있는 독일의 역사 교과서를 다룬 고유경의 글은 그래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교과서 통제가 정부에서 시민사회로 바뀌고 교육 당사자들의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는 쪽으로 이동하는 독일의 상황은 우리의 역사 교과서 제작에서도 반드시 참고해야 하는 내용이다.

 

  한편 스페인 역사 교과서가 제2공화정~프랑코 독재 시기를 서술하는 방식과 내용의 변화를 살핀 김원중은 민주화의 진전과 함께 교과서의 객관성과 균형도 확보되었다고 판단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역사적 피해자들에 대한 화해 조치의 내용과 그 조치가 갖는 의미나 한계에 대한 서술이 이루어지고 있지 못함을 비판한다. 프랑코 체제의 만행을 교과서에 자세하게 언급하는 것 이상으로 망각의 어둠에 묻혀 있는 희생자들의 상황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낼 필요가 있다는 그의 주장은 우리의 과거사 청산과 교과서 서술에도 참고할 만하다.

 

 

차         

 

[책머리에] 무책임을 향한 중단없는 질문 / 권내현

 

[특집] 무책임의 역사와 제도

  붕괴된 신화, 지속되는 신화김현옥 건설시정과 와우아파트 붕괴사고가 남긴 것 / 염복규

  원자력 진흥에 속박된 원전의 안전 / 박진희

  한국의 관료제와 민주주의어떻게 관료를 통제할 것인가 / 강원택

  한국 재벌과 무책임의 경제’ / 장진호

 

[기획] 1차 대전 발발 100주년

  교착과 돌파서구 학계의 제1차 세계대전 연구 동향과 쟁점 / 강창부

  1차 세계대전의 교훈과 동아시아 국제정치 / 김준석

 

[연재기획] 역사교육과 역사 교과서

  변화하는 독일 역사 교과서자유발행제와 다원주의적 정체성을 향하여 / 고유경

  스페인 역사 교과서의 수정과 국민적 화해 / 김원중

 

[기획연재] 21세기 역사학을 찾아서 이주사 I

  이주와 이주사 / 폰 바바라 뤼티

 

[역비논단]

  식민지근대에서 좋은 의사로 살기좁고 위태로운, 불가능한 행복 / 조형근

 

[서평]

  1950~60년대 노동운동사의 재발견과 고정관념의 극복 / 이종구

  (남화숙, 『배 만들기, 나라 만들기박정희 시대의 민주노조운동과 대한조선공사, 후마니타스, 2013)

  급변하는 북한 이해하기체제 해석의 이론적 모델 검토 / 김재웅

  (와다 하루끼, 『와다 하루끼의 북한 현대사, 창비, 2014)

  “짧은 시기에 끝나 더 아름답다” / 김현수

  (이영석, 『지식인과 사회스코틀랜드 계몽운동의 역사, 아카넷, 2014)

posted by 역사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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