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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소식/기타

대학의 인권과 민주주의 : 대학 공공성과 자율성 회복을 위한 촛불들

- 인문학협동조합과 민족문학사연구소가 주최하고, 대학의 다양한 당사자들이 직접 발언하는 행사에 연대합니다. 아래 취지에 공감하시는 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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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은 촛불로 타올랐지만 대학은 아직 어둡습니다.

흔히 대학을 가리켜 양심과 지성의 전당, 학문의 상아탑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한국에서 이 말은 씁쓸한 농담으로 통합니다. 대학사회의 지난 몇 년 간을 돌이켜 보면 참담한 일들뿐입니다. 구성원 의견 수렴 없는 일방적 구조조정과 학과 통폐합, 이사장 및 총장 선출과정에서의 비민주적 행태들, 졸속 추진된 평단사업, 학내 비정규 노동자들에 대한 가혹한 처우, 성폭력 사건들, 인분교수 사건으로 대표되는 교수의 ‘갑질’과 대학원생 노동착취 문제,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을 탄핵하는 도화선이 된 입시부정 문제까지. 도저히 일부 대학의 문제로 일축할 수 없는 반민주적, 비윤리적 작태의 연속이었습니다. 
혹자는 신자유주의화라는 시대의 흐름에서 대학만이 예외일 수는 없다고 합니다. 취업양성소가, ㈜대학이 되어가는 것도 피할 길 없는 운명이라며 자조합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인원감축과 구조조정, 학과 통폐합은 필연이라고도 합니다. 옳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대학이라는 거대한 조직에 맞서기에 구성원 개개인은 너무 작고 무력한 존재입니다. 대학에 맞서 싸웠던 분들은 너무 많은 희생을 치렀습니다. 누구는 직장을, 누구는 꿈꾸던 미래를, 심지어 누군가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목숨을 잃었습니다. 
잃은 것은 너무나도 크고 얻어낸 것은 거의 없습니다. 남은 것은 치열하고 처절한 투쟁의 기억, 그리고 기록들뿐입니다. 따라서 계속 나아갈 우리는 여기서부터 다시 싸움의 불씨를 되살려야 합니다. 앞선 투쟁의 기록들을 공유하고 체득된 싸움의 방법을 서로에게 전수해야만 합니다. 우리가 맞서 싸울 상대는 아홉 개의 머리를 가진 괴물입니다. 아홉 개의 머리를 동시에 불태우지 않으면 죽일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저희는 대학의 다양한 주체들이 모여 대학에 산재해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살펴보고 대안을 마련하며 투쟁의 방식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해보자는 제안을 드립니다. 이 자리가 싸움의 경험을 공유하고 여러 단체들이 연대하며 다음 행동을 위한 예비적인 단계가 되었으면 합니다. 워낙 논의해야할 사안이 많은 만큼 2017년 6월 9일(금)과 10일(토) 양일에 걸쳐 행사를 진행하려 합니다. 첫 날은 ‘대학의 전횡에 맞선 싸움들’이라는 주제로 기업화된 대학이 학내 의사 결정 구조를 망쳐놓고 전횡을 일삼는 사태들을, 두 번째 날은 ‘대학의 기본권과 노동권, 그리고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학내에서 침해되고 있는 각종 권리들과 이를 되찾기 위한 민주주의의 계기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자리를 구성했습니다.

이 자리를 계기로 대학에 변혁의 촛불이 뜨겁게 타오르길 기원합니다.


■ 날짜: 2017년 6월 9일(금)~6월 10일(토)
■ 장소: 이화여대 ECC B142
■ 주최: 인문학협동조합, 민족문학사연구소
■ 주관: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연구소 법과 인권 교육 센터
■ 연대단체: 역사문제연구소,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전국대학원총학생회연합회, 성균관대학교 문과대학 교수협의회, 동국대학교 교수협의회, 한국대학학회, 동국대학교 대학원신문사, 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사, 혜화동인문학노동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