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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를 논하다/'뉴?라이트'교과서 사용설명서

공주대 역교과 지수걸 교수(역사문제연구소 연구위원), 교학사판 '한국사' 바로보기

교학사판 한국사바로보기

 

 

공주대학교 역사교육과 지수걸

 

 

* 본글에 현재 실려있는 내용은 지수걸 교수님께서 최초에 제공해주셨던 파일의 서론격입니다. 현재 제공하는 파일은 수정후 새로 게시해줄 것을 요청한 글로 변경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변경된 사항은 빨간 글씨로 적으니, 참고바랍니다.

  

  이명희 교수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집필하고 있다는 소식은 오래 전에 들어서 알고 있었습니다. 그때 이명희 교수가 함께 교과서를 써 보지 않겠느냐는 말을 했던 기억도 납니다. 몇몇 분들로부터 이와 유사한 제안을 받은 바는 있으나, 저는 그때마다 뜻도 능력도 없다고 말하며 고사를 하곤 했습니다. 게다가 20년 이상 공주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로 살아왔으나 저는 한 번도 교육부나 국사편찬위원회의 부름을 받아 본 일이 없습니다. 이건 제 자랑입니다.

 

  2011년 교육과정 논쟁이 한창일 때, 저는 전국역사교사모임 게시판에 강남 귤, 강북 탱자라는 제목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론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와 똑같은 이유로 교학사판 한국사 바로보기라는 제목의 글을 여러 역사연구단체의 게시판에 올립니다. 현장에서 한국사를 가르치고 계신 선생님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교학사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까지도 저는 큰 걱정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교육과정과 집필기준이 있고, 또 검정과정을 통과해야 하는데 설마 소문처럼 썼겠는가, 그런 생각을 오히려 더 많이 한 편입니다. 심지어 교과서 검토를 다급하게 부탁하는 분에게, “검정을 통과했다는 8종 교과서, 무슨 큰 차이가 있겠느냐라고 하면서, 노파심에 심지어는 남송(南宋) 시대 여조겸(呂祖謙)이라는 사람이 쓴 '동래박의'의 한 대목까지 인용한 적도 있었습니다.

 

  “소인의 죄악을 심하게 책망하는 것은 소인의 죄악을 너그럽게 용서하는 것이요, 소인의 죄를 지나치게 많이 늘리는 것은 소인의 죄를 줄여 주는 것이다(甚小人之惡者 寬小人之惡者也 多小人之罪者 薄小人之罪者也).” 따라서 소인배들을 벌하고 할 때는 한 마디의 잘못(一言之誤)’, ‘한 글자의 오차(一字之差)’도 있어서는 안 된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교과서 공개 이전부터 있었던 권희영 교수의 남노당 사관운운하는 도발적인 발언들을 접하면서도, ‘어쩌면 이건 낚시밥이나, 덫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한 편입니다. 하지만 교학사 교과서를 다 읽어본 뒤, 제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가 저들을 너무 과대평가’(?)했던 것 같습니다.

 

  9월 초 교과서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여러 가지 우려와 기대(?) 가운데, 교학사 판 한국사를 머리말부터 찬찬히 훑어 봤습니다. 한국역사연구회, 역사문제연구소, 역사학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가 공동으로 작성한 뉴라이트교과서 검토(고등학교 한국사’, 교학사), 다들 보셨죠. 이 문건의 지적처럼 문제가 많더군요. 이 지경일 줄은 몰랐습니다.

 

  요즘이 바야흐로 입시철인데 학과 게시판은 폐쇄되고, 인터넷에는 저희 학과와 관련한 각종 야유와 험담이 난무하는 등 요즘 학과 꼴이 말이 아닙니다.그런 교수 밑에서 뭘 배울지 학생들이 불쌍하다거나, “앞으로 공주대 출신들은 역사 선생 해먹기 힘들겠다.”는 둥 듣기 민망한 말들이 많더군요. 게다가 뜻있는 동문들이 이명희 교수의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사태가 점차 복잡해져 가고 있는 형편입니다.

 

  제가 요즘 저희 학과 학과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게다가 학생들에게 한국 근현대사’(한국 근대사, 한국 현대사, 한국 근현대 민족운동사, 해방과 분단의 역사, 한국 근현대사의 이해)를 가르치고 있는 건 이명희 교수가 아니고 바로 저입니다. 제 심정이 오죽하겠습니까? 그저 참담할 뿐입니다. 해서 짧게나마 제 입장을 밝히고자 이 글을 쓰기 시작했으나, 본의 아니게 장문의 글이 되고 말았습니다. 현장 교사 분들이 교과서를 선정하실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첫 번째로 머리말이야기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다른 교과서의 머리말이 어떠한지 잘 모르겠으나, 우선 독특한 부제부터 눈에 뜨이더군요. ‘탐구하는 정신을 위하여라니, 무슨 선언문이나 성명서 제목 같지요. 쌩뚱맞게스리, ‘여러분은이라는 말로 시작해서, “여러분의 탐구 정신을 위하여 아낌없는 지원과 격려를 하겠습니다. 대표 집필자 권희영으로 머리말을 맺고 있더군요.

 

  게다가 문장 또한 어색하기 짝이 없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국사편찬위원회 명의로 작성된 초중등학교 교과용 도서 편찬상의 유의점 및 검정기준(2011.9)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를 보면, “·탈자, 문법오류, 비문 등 표기·표현상의 오류가 없이 정확하게 기술하였는가?”라는 항목이 보입니다. 머리말만 보면 어떻게 검정을 통과할 수 있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을 지경입니다.

 

  추측컨대, 머리말은 심사대상이 아니었던 듯싶습니다. 하긴 시험에 나오는 것도 아닌데, 교사든 학생이든 그걸 누가 읽는다고 심사를 했겠습니까? 단 두 페이지에 불과한 글이긴 하나 참으로 많은 말을 했더군요. 오묘한 비문들이 수두룩하나 참을성 있게 읽어 보면 흥미로운대목을 많이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 이하의 내용(총 A4 38쪽)은 첨부파일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찬찬히 감상해주시고, 많은 배포 및 전파를 환영합니다.

 

 

 

지수걸_교학사판한국사바로보기(수정본).pdf

 

 

<이후 글의 목차>

우파 교과서일까, 저질교과서일까?

누구를 위한 누구의 역사일까?

 머리말」에 보이는 편사의 원칙과 방법

단원 제목이나 연표 정리의 책략성

'역사 필연론' 혹은 '고육책론(차선책론)'

교과서 서술에 활용한 주요 이론과 담론

'탐구 학습'을 빌미로 한 역사왜곡

교과 내용의 중대한 오류나 왜곡

기타의 책략적 서사기법이나 수사법

나머지말

 

* 목차에서 빨간 표시가 된 부분들은 기존의 글에서 추가되거나 재편된 제목들을 표시한 것입니다. 그 외에도 글 내부에도 크고작은 수정이 있으니 글 전체로 다시 한번 읽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